함경북도 국경서 지뢰 사고 잇따라…탈북하려던 주민들 사상

北, 주민 탈북 막으려 지난 8월부터 지뢰 매설…소식통 "죽을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떠나"

/그래픽=데일리NK

최근 함경북도 국경 지역에서 탈북을 시도하던 주민들이 지뢰를 밟아 죽거나 다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께 함경북도 무산 국경 일대에서 지뢰 폭발로 두만강을 건너 탈북하려던 주민 5명이 사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일행이었던 이들은 한꺼번에 다같이 움직이면 위험하다는 판단에 두 그룹으로 쪼개져서 강 건너기를 시도했는데, 양쪽 그룹 모두에서 지뢰 폭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탈북을 막기 위해 지난 8월부터 북중 국경 일대에 지뢰를 매설하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특히 강폭이 좁아 주민들의 탈북 시도가 비교적 잦은 곳들에 상당히 조밀하게 지뢰를 설치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 설치된 지뢰는 매설된 지 오래돼 밟아도 폭발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밟으면 무조건 폭발하기 때문에 탈북을 시도하는 주민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또 다른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무산에서는 지난 9월에도 주민 3명이 탈북을 시도하다 지뢰를 밟아 모두 그 자리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소식통은 “지뢰 폭발 당시 야밤에 두만강 쪽에서 폭발음이 나면서 시뻘건 불빛이 번쩍했다”며 “시신은 수습할 수 없을 정도의 상태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강을 건너려던 이들은 지뢰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도강(渡江)하려했다”며 “다들 절박하게 강을 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주요 탈북 경로에 지뢰를 매설하는 것은 물론 감시카메라를 빼곡하게 설치해 북중 국경 지역의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난이 심화하면서 목숨 걸고 탈북하려는 주민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이번에 사고로 죽은 사람들도 남조선(남한)에 가려고 (탈북)한 게 아니라 중국에서 돈이나 벌어오려고 했던 것일 것”이라며 “먹고살기 위해 도강하다가 죽음으로 이 땅에서 가루가 돼 장례도 못 치렀다”고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도 지난 9월부터 북중 국경 지역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어 북한 주민들이 도강에 성공한다 해도 중국 공안에 의해 체포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사지가 멀쩡한 사람들이 오죽하면 죽을 각오로 조국을 떠나려 하겠느냐”며 “장사할 밑천이라도 있으면 그나마 먹고살 수 있지만 그마저도 없는 사람들은 죽을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떠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