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우 개선 요원하고 생활난은 가중…학교 떠나는 北 교원들

젊은 교원들 도매상 학부모 통해 몰래 장사하기도…"교원들 대우 못 받으면 아이들 교육에도 악영향"

북한 소학교에서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 홈페이지 화면 캡처

최근 북한의 교원들이 생활난에 무단결근하거나 몰래 장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요즘은 생활난으로 학교를 그만두겠다는 교원들이 많은데, 비율로 따지면 4명 중 1명 정도”라면서 “이들은 학교에서 승인하지 않아도 출근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어 교장들도 머리 아파 죽으려 한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큰 병에 걸리거나 하는 등의 건강상의 이유가 아니면 교원들이 학교를 그만두는 일은 많지 않았지만, 요즘은 아예 그만두거나 행정적으로 퇴직 처리가 되지 않아도 무작정 학교에 나가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북한 교원들의 생활난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배급도 나오지 않고 생활비(월급)도 적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상황이 더 열악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전에는 한 학급을 맡은 담임 교원들이 학부모들이 지원한 돈이나 쌀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수학이나 영어 등 핵심 과목 교원들은 사교육으로 돈을 벌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전반적으로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자 교원들을 돕거나 사교육에 투자하는 주민들이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 교원들의 생활고도 심해졌다.

소식통은 “교단에 선 교원들은 머릿속에 온통 먹고 살 걱정뿐이라 수업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호소한다”면서 “학교에서 내 가족 먹고 살 쌀을 주지도 않으니 무단결근을 해 돈벌이를 하든 말든 상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요즘 교원들의 말”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의 20~30대 젊은 교원들은 교직 생활을 하면서 몰래 장사도 겸해 돈벌이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에서는 교원들의 장사 활동이 엄격히 금지돼 있지만, 먹고살기 위해 장사에 뛰어드는 교원들이 점점 많아지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젊은 교원들은 학부모 중에 도매상이 있으면 물건을 외상으로 넘겨받아 장마당 장사꾼들보다 눅은(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식으로 돈을 벌어 이익을 남긴다”며 ”젊은 교원들이 학부모들에게서 이런 식으로 도움을 받아 돈벌이라도 하려고 하지만 나이 든 교원들은 돈벌이할 방법을 몰라 어려운 생활을 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학생들에 대한 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소식통은 지적했다.

소식통은 “교원들이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면 이는 아이들 교육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교원들에게 배급을 제대로 주지 않아 그들이 먹고살 걱정이 앞서는데 누가 학생을 배워주는데만(가르치는데만)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사람들은 다른 건 몰라도 교원들에 대한 대우는 잘해줘야 자식들을 위해서도 좋다고 생각하는데, 국가에서는 교원들의 생활난에 대해서는 알려고조차 하지 않고 매일 같이 학생들의 교육 수준을 높이라고만 지시하니 교원도 학부모도 불만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