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주고 자리 사는’ 북한…노른자위로 떠오른 자리는?

수매지도원 선호도 한층 높아져…자리 차지 위한 뇌물 비용 4000→6000달러로 오르기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4일 알곡 생산 계획을 넘쳐 수행하고 결산분배를 진행한 황해남도 배천군 역구도농장을 조명했다. 신문은 “지난 시기 군은 물론 황해남도적으로도 뒷자리를 차지하던 농장이 올해 국가 알곡 생산 계획을 130%이상 넘쳐 수행했다”고 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식량문제 해결과 관련해 농업 부문을 강조하고 ‘신양곡정책’을 추진하면서 수매·양정 사업 부문의 역할이 커지자 양정사업소 수매지도원 자리에 대한 선호도가 한층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새로 배치된 평안북도 양정관리국과 산하 시·군 양정사업소 수매지도원들은 모두 시·군 당위원회 책임비서나 조직부장, 간부부장 등 고위급과 인맥이 닿아 있다.

농촌 현장의 수매 사업 실무를 담당하는 양정사업소 수매지도원의 역할과 권한이 강화되고 안정적인 직업이라는 평이 따르자 돈 있는 이들이 수매지도원 자리를 따내기 위해 치열하게 뇌물 로비를 벌여 권력층 인맥을 동원한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양정사업소 수매지도원 자리는 이전에도 아무나 갈 수 없는 힘 있는 자리였다”며 “시·군당 책임비서나 조직부장 정도 되는 인맥이 없으면 돈이 있어도 엄두도 못 내는 자리고, 일단 돈(뇌물)도 작년에는 4000달러이던 것이 올해에는 6000달러로 더 가격이 올라갔다”고 말했다.

특정 직업이나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뇌물 비리, 부정부패가 북한에서는 관례처럼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양정사업소 수매지도원 자리를 확보하기 위한 뇌물 비용이 올해 2000달러나 오른 이유에 대해 소식통은 “올해 가을 수매양정성으로부터 양정사업소들에서 농장들의 정보당 수확고를 현장에서 정확하게 장악해 실제 수매량에 대한 감독과 통제의 도수를 높일 데 대한 권한을 확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평안북도 염주군의 한 농장에서는 관리위원장과 리당비서가 정보당 10톤씩의 수확고를 거둔 것을 9.3톤씩 나온 것으로 속이고 몇백 kg을 떼먹은 것이 수매지도원에게 적발돼 전부 몰수 당했다”며 “그러지 않아도 권한이 있던 자리가 더 권한이 세지면서 수매지도원 자리를 돈 주고라도 차지하면 평생 먹고살 걱정은 없다는 인식이 강해졌다”고 했다.

무엇보다 수매지도원 자리 뇌물 비용이 수천달러에 달하게 된 것은 시·군당 책임비서, 조직비서, 간부부장 등 힘 있는 간부들과 개인적으로 인맥을 단단히 다져 향후 발전할 수 있는 길을 닦을 수 있다는 이점까지 있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부연했다.

수매지도원 1명은 보통 2~3개 리를 담당하는데, 대부분 농장 관리위원장과 짜고 정보당 수확고 통계를 농간질해 2~3톤의 곡물을 빼돌려 양정사업소에 자기 몫으로 채워놓고 있다가 곡물 가격이 올랐을 때 팔아 뒷주머니를 채우거나 힘 있는 간부들의 개인 대소사 때 뇌물로 쓰는 등 직무상 비리를 저지른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실태를 아는 사람들 속에서는 ‘수매 사업에 선차적 힘을 넣어 우리 인민들의 먹는 문제를 해결하라고 권한을 준 것인데 그 권한으로 자기 잇속만 챙기려 한다’, ‘그 자리를 돈으로 사는 놈이나 돈 받고 임명해주는 놈이나 거기서 거기’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