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단 강연회서 여자축구 남북 대결 승리 언급하며 고무한 北

도당 선전비서 직접 내려와 강연…내부선 "이겼으니 망정", "이긴 경기만 얘기한다" 비꼬며 수군

북한 조선중앙TV는 9월 30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8강전 한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있었던 북한의 득점 장면과 선수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2일 보도했다. 매체는 “경기는 우리나라팀이 괴뢰팀을 4:1이라는 압도적인 점수 차이로 타승한 가운데 끝났다”고 전했다. /사진=연합

북한이 10월 10일(당 창건일)을 앞두고 진행된 평안남도 체육단 특별강연회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남북 8강전 경기 결과를 거론하며 선수들을 고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은 “지난 3일 도당 선전비서가 평안남도 체육단에 직접 와서 당 창건 기념일 특별강연회를 하면서 이번 아시아경기대회(아시안게임) 여자축구 북남(남북) 대결에서 우리나라(북한)가 남조선(남한)을 이긴 것을 언급해 선수들을 고무 추동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체육단 강당에서 진행된 특별강연회에서 연단에 선 도당 선전비서는 강연회 연설 시작부터 희열에 찬 목소리로 아시안게임 남북 여자축구 경기에서 북한이 승리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도당 선전비서는 “조선(북한) 여성 축구팀은 여자축구 8강전에서 괴뢰 팀을 4대 1로 타승해 어머니당의 생일인 10월 10일 경축의 보고를 올리고 승리의 선물을 마련해 조국 인민들에게 고무적 힘을 실어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우리 여성 축구팀이 순위권 내에 든다면 모두 영웅으로 떠받들릴 것”이라며 “평안남도 체육단 선수들도 당과 조국에 대한 애국심을 가지고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여 국제경기들에 나가 애국가를 울리고야 말겠다는 정신으로 맹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평안남도 체육단 내에서는 ‘남조선에 이겼으니 망정이지, 만약에 졌으면 모두 혁명화갔을 것’, ‘진 경기들도 많을 텐데 그런 것들은 하나도 내보내지 않고 이긴 경기만 가지고 얘기한다’는 등 비꼬는 말들이 나왔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한편에서는 ‘외국에 나가 경기를 치르고 등수에 들면 무엇 하느냐. 고작 몇 푼 받고 표창장, 공로 메달이 전부인데’라고 비아냥대며 수군거리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평양시 체육단 선수들과 안면이 있는 평안남도 체육단 선수들 속에서는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사전에 강하게 사상교육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파다하게 돈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선수들은 한 달 전부터 훈련이 끝나고 매일 2시간씩 정치사상학습을 받았고, 심지어 3~4명씩 조를 짜서 실제 대회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들에 대비한 연습을 하기도 했다는 것.

무엇보다 한국, 일본, 대만 선수들과 경기할 때 지켜야 할 사항들이 가장 많았는데, 북한은 상대를 쓰러뜨린 경우 손을 뻗어서 일으켜 세워주거나 사과하는 것은 체육인의 정신이 아니라 머리를 수그리는 비굴한 행동이라고 가르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한은 ‘괴뢰와 일본 놈, 대만 선수들과 경기할 때는 전쟁을 치른다는 마음으로 한치의 아량도 베풀어서는 안 된다’고 철저히 교육했으나, 선수들은 한국과 일본은 그렇다 치고 대만은 왜 포함됐는지에 의문을 품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은 지난 3일 항저우 상청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4강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8대 0으로 이기고 결승에 올라 대회 은메달을 확보했다. 결승 상대는 일본으로, 결승전은 한국시간으로 6일 오후 9시 항저우 황룽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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