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경 지역 보위부가 현금을 다량 보유하고 있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표적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양강도 혜산시에서 활동하는 송금 브로커가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에 “이달 초 혜산시에서 송금 브로커 한 명이 보위부에 체포돼 끌려갔다”며 “그는 체포된 지 보름 만에 보위부에서 간첩 혐의를 받은 사람들을 조사하는 구금소에 넘겨졌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붙잡힌 송금 브로커 A 씨는 코로나19 전 국경을 통해 중국에 물건을 한차씩 넘기는 왕 밀수꾼으로 활동해오며 돈도 상당히 벌고 뒷배도 단단하게 쌓아온 인물이다.
그는 코로나19로 국경이 봉쇄되면서 밀수가 막히자 송금 브로커로 전환해 돈벌이를 해왔다.
그동안 쌓아놓은 단단한 뒷배가 있어서인지 송금 브로커로 활동하면서 보위부에 단속되거나 끌려간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보위부에 체포됐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돈 나올 구멍이 없는 보위원들이나 안전원들은 지금 송금 브로커들에게 시선을 쏟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돈 있는 티를 내는 행동은 자기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그가 딱 그렇게 행동했다”고 말했다.
실제 A 씨는 옷도 번지르르하게 입고 택시만 타고 다니는 등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개의치 않고 경제적 어려움 속에 있는 일반 주민들의 생활과 맞지 않게 눈에 띄는 호화스러운 생활을 해왔다.
이에 그의 돈을 노리는 보위원과 안전원들이 많아졌고, 이들은 심어 놓은 정보원들을 동원해 A 씨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게 하고 매일 보고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A 씨는 보위원, 안전원 중 먼저 꼬투리를 잡아 치는 쪽에 당장이라도 끌려갈 수 있는 지경까지 몰렸다. 그러던 중 보위부가 한발 빠르게 움직여 A 씨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이달 초 보위원들이 그의 집에 갑자기 들이쳐 가택수색을 진행했는데, 집에서 비법 중국 손전화기(휴대전화) 2대 와 중국 돈 10만 위안이 나와 현장에서 체포됐다”며 “중국 손전화기가 1대도 아닌 2대가 나온 데다 남조선(남한)과 통화한 기록도 있어 간첩 혐의를 받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지금은 남조선과 통화만 해도 간첩으로 취급한다”며 “돈과 권력을 내세운다고 해도 당분간은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며 운이 안 좋으면 무거운 벌을 받을 수도 있는데, 그에게 어떤 벌이 내려질지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