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평안남도 침수 피해 현장을 찾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덕훈 내각 총리를 거세게 질타한 가운데, 이를 접한 북한 주민들은 ‘책임 회피’라며 비판하기도 하고 ‘이번 기회에 간부 기강을 잡아야 한다’고 호응하기도 하는 등 엇갈린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평안남도 간석지건설종합기업소 안석 간석지 침수 피해 복구 현장을 현지지도하며 책임 있는 기관·개인을 색출해 당적, 법적으로 문책하고 처벌하라고 명령했다는 내용이 노동신문과 중앙방송을 통해 보도되면서 내부 주민사회에서도 반향이 일었다.
일부 주민들은 ‘또 아랫사람 탓만 한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기도 하고, 또 일부 주민들은 ‘태만한 간부들을 이 기회에 엄격히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평안남도의 한 주민은 “국가적 피해가 발생할 때마다 간부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데 간부들인들 간석지가 침수될 줄 알았겠느냐”며 “책임을 묻고 처벌하기 전에 그동안 국가는 무엇을 했는지를 뒤돌아보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주민은 “김덕훈 동지가 전국 안 다닌 곳이 없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고, 여기(북한)서는 그가 당의 결정을 관철하기 위해 노심초사하며 고생을 많이 한 일꾼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에게 잘못이 있었다기보다는 간석지 개간 공사를 벌이고 자력갱생만 외친 국가 책임이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 주민은 “이번 기회에 간부들을 단단히 처벌해야 한다”며 “자신들이 비판, 처벌받을 것이 두려워 보고도 제대로 하지 않는 간부들의 버릇을 이번에 고쳐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간부들은 아부와 아첨으로 살아가며 저들의 이익을 위해 주민들이 굶어 죽어가는 것을 모른 척하고 중앙에 보고조차 하지 않는다”며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기회에 간부들에 대한 사상 검열을 철저히 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앞서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이 21일 평안남도 간석지건설종합기업소 안석 간석지 피해 복구 현장을 현지지도했다면서 “피해가 발생하게 된 동기와 원인을 구체적으로 요해(점검)분석하시고 일꾼들의 매우 무책임한 직무태만 행위를 심각히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김덕훈을 겨냥해 “일꾼들의 무책임성과 무규율성이 난무하게 된 데는 내각총리의 무맥한 사업태도와 비뚤어진 관점에도 단단히 문제가 있다”, “내각 총리의 무책임한 사업 태도와 사상관점을 당적으로 똑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꾸짖는가 하면 대대적인 인사를 예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