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아소·유치원 물자 지원 강조하자 “핵심 파악 못해” 비난

저출산 문제 근본 대책은 없고 탁아소·유치원 물자 지원사업만 들먹인다며 비판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022년 8월 21일 탁아소·유치원에 대한 젖제품(유제품) 공급 정책을 소개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애민정신’을 부각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양강도가 8~9월 탁아소·유치원 지원 월간을 맞아 적극적으로 지원사업에 나설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에 “양강도 당위원회는 8~9월 탁아소·유치원 지원 월간에 따라 도내 기관·기업소 당 일꾼들과 기관장들이 긴급회의를 진행해 사회적 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도당은 우선 상반기 탁아소·유치원 지원사업 총화를 놓친 것을 지적하면서 각 기관·기업소에서 올해 상반기에 수행한 지원사업들을 보고하고, 8~9월 사업 방향을 잘 조정해 제대로 지원할 데 대해 강조했다.

특히 도당은 회의에서 기관·기업소들이 앞으로 8~9월 두 달간 담당한 탁아소·유치원에 물품, 식료품, 공업품, 필수품, 학용품, 교구비품, 이불·베개 등 침구류 지원과 실내외 놀이터 개선 지원사업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를 담은 사업 계획서를 내도록 했다.

그중에서도 만족스럽지 못한 계획을 낸 곳들에 대해서는 당장 밤 8시까지 머리를 짜내서 계획을 제출하라고 강압적으로 지시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에 결국 도당이 원하는 수준을 반영한 계획서들이 제출됐다는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소식통은 “이날 회의에 참가한 일꾼들 대부분은 당의 중심사상은 출산을 많이 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인데, 도당이 그 중심사상의 핵심이 뭔지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아이를 많이 낳기를 원하지 않는데, 그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없고 탁아소나 유치원에 물자를 지원해 주거나 시설을 개선하는 것에만 골몰하는 알맹이가 빠진 회의였다고 지적했다는 것이다.

현재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국가가 주민들의 먹고사는 문제에 나서 특히 여성들이 좋은 영양 조건에서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게 여건을 보장해 주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출산으로 이어질 텐데 도당이 핵심에서 자꾸 벗어나 물자 지원만 들먹이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런가 하면 소식통은 “일부 일꾼들은 요즘 여성들이 얼마나 깨어 있는데 지원 기간에만 물자를 지원해주다 마는 것을 보고도 아이를 더 낳으려고 하겠느냐고 핀잔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