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군 완전 전투태세 진입 명령…윤석열 대통령 실명도 거론

전원회의 앞두고 최고사령부 명령 전군에 하달… "복수의 총탄을 소나기처럼 퍼부어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새 발사장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 장면을 1일 공개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이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8차 전원회의 개최를 앞두고 인민군에 경계태세를 강화하라는 명령을 하달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 이후 군내 기강을 다잡고 주요 정치적 행사 기간 사건·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경각심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3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고사령부는 ‘미제와 매국도당의 책동으로 전쟁의 위협이 날로 심해지는 것과 관련해 13일부터 25일까지 완전 전투태세에 진입한다’는 내용이 담긴 명령서를 이달 초순 각 군단에 하달했다.

북한 당국은 전군(全軍) 전투태세 진입 명령 이유를 한국과 미국의 책동으로 인한 정세 긴장 때문이라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상황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에 미뤄 실질적인 위협에 따른 것이 아니라 군 기강을 다잡기 위한 대내적 목적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명령서에는 무기고를 개방하고 완전 대기 상태에 있을 것과 명령이 하달될 때까지 자기 소명을 다해야 한다는 주문도 담겨 있었으며 ‘일단 명령이 내려지면 적들을 향해 복수의 총탄을 강한 소나기처럼 퍼부어야 한다’는 지시도 포함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고사령부는 명령서에 ‘미제와 윤석열 매국도당을 이 지구상에서 완전히 소멸하도록 철저한 준비 상태에 있을 것을 다시 한번 명령한다’고 적시하는 등 윤석열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해 철저한 전투태세를 당부하기도 했다고 한다. 군인들의 적개심 강화를 위해 적나라한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같은 명령서는 노농적위군, 붉은청년근위대 등 민간 군사조직에도 하달됐다는 전언이다. 아울러 비슷한 시기 각 기관·기업소들에도 사상 무장을 강조하는 지시문이 내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시문에는 ‘온 사회를 우리 당의 혁명 사상으로 더욱 튼튼히 무장하자. 지금 우리 조국은 미제와 앞잡이 매국노 윤석열 도당으로 인하여 전쟁이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환경에서 전체 인민이 더욱 굳게 뭉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내용이 서술돼 있었다.

또 해당 지시서에는 ▲장군님 사상으로 철저히 무장할 것 ▲당에서 명령이 내려오면 무조건 결사 관철할 것 ▲미제와 주구들을 타개하고 사회주의 조국을 굳건히 지켜나갈 것 등의 실천 사항도 담겨 있었다.

북한이 정세 긴장을 명목으로 군이나 기관·기업소 등에 전투태세 강화, 사상 무장을 강조하는 지시를 하달한 것은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에 따른 내부 동요를 막으려는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도 해석된다.

북한이 지난달 31일 쏘아 올린 군사정찰위성은 발사 6분 만에 서해상으로 추락했고 우리 군 당국은 발사체의 잔해를 즉각 인양했다.

북한은 발사 실패 사실을 북한 주민들이 볼 수 있는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TV 등을 통해 공개하지 않았으나 외부와 소통하는 주민들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이 내부에 전파된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