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유류 수입을 대폭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모내기철을 맞아 디젤유 수입을 늘리면서 시장의 디젤유 가격도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11일 평양의 한 시장에서 디젤유 1kg은 북한 돈 1만 원에 거래됐다. 직전 조사 때인 지난달 29일 디젤유 가격(1만 1700원)과 비교할 때 2주 만에 14.5%가 하락한 것이다.
디젤유 가격은 지난달 중순경 평양에서 1kg에 1만 2500원까지 올랐지만 지난달 말부터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고 최근 큰 폭으로 떨어져 한 달 새 20%가 떨어졌다.
내륙 지역에 비해 물가가 비싼 혜산의 경우 지난 11일 시장에서 디젤유 1kg은 1만 1600원에 판매됐다.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14일 가격(1만 2600원)과 비교할 때 7.9% 하락한 것으로, 다른 지역보다 하락폭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혜산의 경우 유류 운송비가 높고, 모내기가 대규모로 진행되는 농업 중심지가 아니다 보니 유류 유통량이 다른 지역보다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북한 시장에서 휘발유 가격도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으나 디젤유보다는 하락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1일 기준 평양의 한 시장에서는 휘발유 1kg이 1만 3300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29일 가격(1만 4200원)보다 6.3% 하락한 가격이다.
혜산 시장에서도 지난 11일 휘발유 1kg은 1만 4000원에 판매돼 지난달 29일 가격(1만 4600원)보다 4.1% 떨어졌다.
북한 시장에서의 유류 가격 하락은 당국이 최근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유류 수입을 대폭 확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지난달 중순부터 중국으로부터 유류 수입을 확대했으며 이달 초부터는 러시아로부터 정제유 수입도 대폭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분야에 정통한 평양 소식통은 “농번기를 맞아 지난달 초 디젤유 수입을 확대하라는 지시가 떨어졌고, 특히 로씨아(러시아)에서 많은 양을 수입했다”며 “러시아산 기름은 배로 들어오기도 하고 화물열차로도 반입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1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홈페이지에 실린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5개월간 총 6만 7300배럴의 정제유를 북한에 공급했다. 러시아가 북한에 정제유를 공급한 것은 유엔 신고 기준 2020년 8월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다만 이는 유엔에 공식 보고된 정제유 수출에 한정된 것이라 비공식적인 공급까지 포함하면 실제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반입한 유류의 양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관측도 있다.
본보는 지난해 8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통밀 등 곡물과 함께 유류와 가스 등 에너지류를 북러 국경 지역을 통해 들여왔다는 북한 내 여러 소식통의 전언을 보도한 바 있다.(▶관련 기사 바로보기: 北, 러시아서 밀 들여와…’친선’ 강조한 대가로 지원 받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