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상업부장과 끈끈했던 北 돈주 부부, 야반도주한 사연은?

수매상점 국가 소속 편입 예고에 불만...소식통 "상업부장 욕설 낙서 남겨두고 종적 감춰"

과자 상점 종합과자 사탕 간식
북한 평양의 한 상점 내부, 다양한 과자류가 진열되어 있다. 기사와 무관. / 사진=데일리NK 내부 소식통

최근 평안남도 개천시에서 수매상점을 운영하며 자본을 축적해왔던 한 돈주 부부가 돌연 야반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에 “도(道) 상업부가 수매상점 관리 운영방침을 달리하면서 억울한 상황이 생기자 (이 부부가) 불만을 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부부는 20년 전에 상점 건물을 본인 자금으로 건설했다. 이후 사업은 나날이 번창했고, 적지 않은 돈도 벌었다고 한다.

또한 최근엔 없는 물건이 없는 ‘종합상점’으로 변모했고, 이 부부는 인근 시장보다 가격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전략으로 고객 유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비사회주의반사회주의 연합지휘부나 안전부(경찰)에서는 이들의 사업에 매번 ‘비법(불법) 상업활동’이라는 트집을 잡아왔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이 부부는 시 상업부장 등 관련 간부들과 끈끈한 관계(뇌물)를 형성해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하지만 최근 시 상업부가 수매상점을 국가 소속으로 편입시킬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고 한다. 갑자기 상점을 통째로 압수하고 이미 팔던 물품도 시 상업부가 처리한다는 소식에 이들 부부가 분노를 표출했던 것이다.

특히 “시 상업부장의 간부 사업에도 개입해 승진한 데는 이 부부의 노력(자금 마련)이 들어있었는데 상업부장이 더 나서서 큰소리를 치면서 상점을 내놓으라고 하니 배신감으로 치를 떨었다”고 소식통은 소개했다.

어찌할 방도가 없는 이 부부는 결국 상점건물 외벽에 “상업부장은 공짜, 알짜, 진짜만 처먹은 개XX다. 내 돈 다 내놓으라”라는 문구만 남겨 놓고 야반도주했다고 한다.

이들이 사라지자 개천시 검찰소와 보위부, 안전부는 공동 명의로 수배령을 내렸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또한 그는 “이들이 ‘국가 급양관리 및 상업법에 정면 도전했고, 사회주의 제도에서 당(黨)에서 위임한 간부의 명예를 훼손한 반동분자’라는 점을 모든 기관과 인민반들에 포치한 상황”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