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1고급중학교 한 학급 ‘충성소행’ 교양자료에…무슨 일?

새벽 3시간씩 동상 물걸레 청소 모심사업…교양자료에는 과도하게 미화해 비웃음 사

평양 만수대언덕에 위치한 김일성 김정일 동상.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 1고급중학교의 한 학급이 한 충성소행(忠誠素行)이 널리 알려지면서 이를 본보기화 하기 위한 교양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에 “청진시 1고급중학교에서 한 학급이 담임 교원의 주도하에 청진시에 모셔진 동상의 대리석 계단 등 주변을 깨끗이 청소하는 충성의 모심사업을 진행했는데, 그 소행이 널리 알려져 도 청년동맹(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이 이를 본보기화 하기 위한 교양사업에 나섰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청진시 1고급중학교의 한 학급은 깨끗한 대야와 새 물걸레를 들고 나와 거의 3시간 동안 동상 앞으로 올라가는 대리석 계단을 학생 한 명당 수십 개씩 맡아 청소하는 충성소행을 보였다.

이들을 거의 해마다 동상 청소에 나왔고, 특히 올해 4월에는 15일(김일성 생일, 태양절)과 25일(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 연거푸 명절이 있어 더욱 동상 청소에 열과 성을 다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 학급의 학생들은 물걸레질에 필요한 물이 떨어지면 먼 곳까지 가서 물을 길어오기도 하고 비날론 걸레 한 개를 사려면 1000원 이상의 돈이 들지만, 한결같이 새 비날론 걸레를 사다가 사용했다”며 “또 걸레가 해지자 웃옷을 벗어서 닦기도 했는데 이것이 새벽에 막 출근하던 동상관리소 책임일꾼의 눈에 띄어 도당위원회와 청년동맹에 알려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5월 첫째 주에도 계속된 이들의 충성소행은 도내, 시내 모든 학교에 미담으로 전파됐고, 도 청년동맹은 이를 교양자료로 만들어 학교들에 배포해 충실성 교양사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교양자료에 이들이 소행이 과도하게 미화돼 비웃음을 사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본래는 담임 교원의 추동으로 이뤄졌으나 학생들의 자발적인 소행으로 보태는가 하면 새벽 5시에 나왔는데 새벽 1시에 나와서 청소했다거나 입은 교복을 벗어서 닦은 것도 아닌데 교복으로 닦았다는 내용이 교양자료에 실려 ‘왜 거짓말을 하냐’는 다른 학생들의 지적이 나왔다”고 말했다.

실제 학생들은 이 교양자료를 보고 ‘하나밖에 없는 교복으로 계단을 닦으면 다음 날 학교에는 뭘 입고 가느냐’, ‘우리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들도 아닌데 왜 옛날 방식대로 거짓을 섞어서 교양하느냐’는 등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는 전언이다.

다만 도 청년동맹은 이들의 소행을 본보기로 삼아 적극 따라 배우기 위한 운동이 벌어지도록 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