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서 10대 소녀 실종돼 한 달째 행방 묘연…불안감 조성

유괴 범죄일 가능성에 무게 실려…안전부, 전화 도청 비롯해 모든 수단 총동원 중

2018년 8월에 촬영된 평양의 거리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 수도 평양시에서 지난달 초 10대 소녀가 실종돼 한 달이 넘도록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데일리NK 평양시 소식통은 “지난달 초 순안구역에서 10대 소녀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안전부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북한 주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점점 악화해 최근에는 어느 지역이라 할 것 없이 주민들이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으며, 이에 강도 범죄도 성행하고 있다.

생계난 극복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주민들이 늘어나면서 사회적으로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어린이 유괴 사건도 종종 발생하고 있어 부모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는 전언이다.

유괴범들은 어린이들을 볼모로 잡아 가족들을 협박하고 돈을 요구하는 식의 범행을 저지르고 있어 자식을 돌볼 겨를도 없이 하루 벌이에 나서는 주민들이 특히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요즘은 평양시에서도 어린이 유괴 범죄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어린이 유괴 사건을 비롯한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은 주민 생활이 극에 달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방도 아니고 수도 평양에서 이런 범죄가 일어나는 것을 국가에서는 매우 심각한 문제로 보고 범죄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단속과 처벌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3월 서평양지역에서 7살짜리 어린이를 유괴한 이들이 가족들에게서 돈을 갈취하려다 결국 안전부에 체포되는 사건이 벌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지난달 발생한 10대 소녀 실종 사건도 유괴 범죄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다만 한 달이 넘게 실종 소녀의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는 데다 가족에게도 협박 전화 등의 연락이 일절 오지 않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현재 안전부는 실종된 소녀를 찾기 위해 전화 도청을 비롯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며 “주민들은 이를 눈치챈 유괴범이 단속이 느슨해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언젠가 잡히게 되면 사형처벌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몇몇 주민들은 ‘요새 발생하는 범죄는 대부분 먹고 사는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니 국가가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는 아무리 법적 처벌을 강화해도 소용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