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장세관 열린다더니 감감무소식…주민들 “우리가 또 속았다”

이달 15일 열린다 소문에 주민들 기대했지만 여전히 움직임 없어…실망감, 막막함 토로

양강도 혜산
북한 양강도 혜산시 전경. /사진=데일리NK

이달 중순께 열린다던 북한 양강도 대홍단군 삼장세관이 현재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 무역업자들과 주민들이 실망을 금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29일 데일리NK에 “지난 15일에 열린다고 날짜까지 정해졌던 대홍단군 삼장세관이 현재까지 열리지 않고 있다”면서 “세관이 열리기를 확수고대했던 주민들이 큰 상심에 빠졌다”고 전했다.

1990년대 말 고난의 행군 이후 배급제가 무너지면서 장마당에 의존해 생계를 유지하는 북한 주민들의 수가 늘어났다.

주민들은 중국과의 무역 또는 불법 밀수를 통해 상품을 들여와 장마당에 유통·판매하면서 생계 활동을 해왔으나 코로나 발생 후 북한이 방역을 명목으로 국경을 폐쇄하면서 장마당에 수입품이 고갈됐고, 이를 통해 생계 활동을 해오던 주민들도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혜산 등 양강도 국경 지역에서 이달 15일부터 대홍단군 삼장세관이 열린다는 소문이 퍼져 주민들이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현재까지 세관에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 “우리가 또 속았다”며 실망감을 내비치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양강도서 “삼장세관 열린다” 소문 확산…주민들 반신반의

소식통은 “삼장세관이 열린다는 소문이 돌면서 주민들은 ‘이제는 죽물이라도 먹고 살 수 있다’는 희망을, 돈주들과 무역업자들은 ‘돈벌이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는데 아직까지 열리지 않고 있어 주민들이 실망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혜산시의 한 무역업자는 “무역성에서까지 지시사항이 있었던 문제라 세관이 열린다는 소문을 100%는 아니더라도 절반은 믿었다. 그런데 아직까지 세관이 열리지 않고 물건 확보를 위해 빌린 돈에 대한 이자만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니 죽고 싶은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며 막막한 심경을 토로했다.

또 혜산시의 한 주민은 “코로나가 종식됐다고 하면서도 세관은 열린다는 소문만 돌고 왜 아직 열리 않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여기저기서 아우성인데 세관도 열지 않고 장마당도 코로나 후 줄어든 시간으로 운영하니 장마당 벌이에 생계가 달려 있는 사람들은 살아갈 희망을 잃는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양강도 삼지연시와 대홍단군 사이에서 국가 밀수가 벌어지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