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군관(장교)들의 배급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군관들의 배급량마저 줄여야 할 만큼 북한 내부의 식량난이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16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지방에서 근무하는 군관들이 식량 부족으로 생활고를 겪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지방의 일부 군관들이 지난 1월부터 규정된 배급량의 60%만 받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일반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배급제는 1990년대 경제난 악화로 유명무실해져 현재는 사실상 붕괴한 상태지만, 평양시 거주자 일부와 당 간부, 군인 등은 여전히 국가로부터 배급을 받고 있다.
그러나 내부 식량 사정이 악화하면서 평양 시민이나 군관들도 배급을 제때 받지 못하거나 쌀이 아닌 옥수수로 대신 받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군관들의 배급량이 대폭 감소해 가족 전체가 생활고를 겪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보통 군관 가족들은 배급으로 생활하기 때문에 현금이 필요할 경우 식량을 팔아서 그때그때 마련해왔으나 올해 배급이 대폭 줄어든 탓에 주변에 돈을 꾸러 다니는 군관 가족들이 증가했다고 한다.
더욱이 군관들도 가계 사정이 곤란해지면서 직접 돈을 마련할 수 있는 생활 전선에 뛰어들거나 친척. 지인들에게 도움을 받기 위해 돌아다니고 있어 본래 직무에 충실히 임하지 못하는 등 태업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평안남도 평성에 위치한 방어사령부 포병대대 소속 군관은 아내가 결핵으로 병원에 입원했지만 진료비가 없어 치료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 닥치자 어쩔 수 없이 이웃과 지인들에게 쌀과 현금을 꾸러 돌아다녔는데, 이 일이 상부에 보고돼 문제시됐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군관들의 부정부패 사례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관들이 부하들에게 휴가를 주고 돈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앞서 본보는 지난해 추수 이후 수매한 군량미가 충분치 않자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1인당 5kg 이상의 ‘애국미’ 헌납을 요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北, ‘애국미’ 명목으로 주민들 쥐어짜 부족한 곡물 확보 나서)
이렇게 주민들이 바친 애국미는 대부분 인민군 후방총국에서 관리하는 군량미로 들어가나 여전히 군관들에게는 충분치 않은 양이 배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농업 전문가인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지난해 농업생산량이 예년보다도 적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식량 부족분을 채우기 어렵다”며 “북한 당국이 곡물을 수입하지 않으면 식량 부족분을 채우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