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반일계급교양 강연회 진행…김일성 선전이 사라졌다?

반일 의식 고취 당부…예년과 달리 김일성 반일 활동 소개하지 않아 청년들 의아함 자아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월 29일 “세대가 바뀌고 혁명이 전진할수록 더욱 투철한 반제계급 의식을 지니자”고 촉구했다. 사진은 평양 중앙계급교양관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교양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3·1절을 맞으며 반일(反日)계급교양자료를 통한 강연회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올해는 예년과 달리 김일성의 반일 활동을 선전하지 않아 의아함을 자아냈다는 후문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7일 데일리NK에 “3·1절을 맞으며 반일 의식을 심어주는 강연자료들이 내려왔으며, 기관 기업소, 청년동맹(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대학교별로 계급교양 강연회와 토론회 등 다양한 활동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이번 강연자료를 통해 일제 강점기 36년간 일본이 조선 인민들을 노예처럼 부려 먹으며 조선의 금은보화를 캐서 일본으로 실어 가고 고귀한 역사유물들을 짓밟고 자기 나라의 것으로 만드는 등 만행을 저질렀다고 폭로했다.

또 조선 인민들을 강제로 일본으로 끌고 가서 탄광, 광산 등에서 노역하도록 내몰고 심지어 우리 말과 글까지 말살하려고 했다고 덧붙이면서 일본은 우리 민족의 철천지원수이자 숙적이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내용의 강연자료를 토대로 진행된 강연회에서는 일본이 아직도 과거의 범죄를 인정하려 들지 않고 사죄와 배상의 길로 나가려 하지 않고 있다면서 어떤 일이 있어도 일본으로부터 사죄를 받고 배상을 받아내야 한다는 사상이 강조됐다고 한다.

특히 강연회에서는 오늘 젊은 세대들 속에서는 일제의 과거 만행이 점점 잊혀가고 있다면서 청년들은 일본제국주의와 아직도 첨예한 대결상태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계급교양을 강화 해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소식통은 “회의가 끝나자 청년대학생들 속에서는 이번 강연회는 다른 해 강연회의 내용과는 조금 달랐다고 지적했다”며 “3·1운동에 참가해 인민들의 맨 앞장에서 조선독립만세를 외치던 김일성의 어린 시절을 선전하지 않은 부분이 이상하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고 전했다.

북한은 해마다 3·1절 강연회에서 김일성이 할아버지 김보현, 아버지 김형직을 따라 봉기대열의 맨 앞에서 조선독립만세를 외치며 일제에 대한 적대감을 키우고 조국광복의 원대한 뜻을 품었다는 사상을 가장 먼저 설명했으나 올해는 그 부분이 없어져 “대원수님(김일성)을 먼저 숭배하고 계급투쟁이 그 뒤였는데 달라졌다”는 반응이 나왔다는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