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일부 주민들이 한 달 50~100위안에 집을 빌려주고 창고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24일 데일리NK에 “최근 혜산시에서 굶어 죽을 정도로 위기에 처한 몇몇 세대가 집을 빌려주는 대가로 한 달에 50~100위안을 받고 자신들은 창고에서 생활하면서 겨우겨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혜산시에서는 날이 갈수록 끼니 해결에 어려움을 겪는 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주민들은 집을 빌려주고 월마다 받는 돈으로 겨우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혜산시 혜신동의 한 인민반에는 집을 빌려주고 창고에서 생활하는 세대가 두 세대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세대는 지난해부터 더 버티지 못할 정도로 생활이 어려워져 집이라도 팔아보려 했으나 끝내 팔지 못해 집을 빌려주는 식으로 사실상 세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코로나 전에는 장마당 주변 집들은 짐 보관만 해주고도 돈을 벌 수 있어 다른 동네에 비해 2만 위안 이상은 더 비싸게 팔렸는데 코로나 후로는 전반적으로 집값이 하락했고 위치가 어디든 수요자가 없어 팔기도 엄청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집을 빌려주고 매월 돈을 받는 주민들은 예전에도 있었지만, 코로나 이전에는 200위안 넘게 받던 것을 지금은 50위안에 내놔도 수요자를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워졌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요즘은 집을 빌려주고 받은 돈으로 식구들이 배불리 먹지도 못하고 죽이나 겨우 먹을 수 있는 형편”이라면서 “그래도 식량이 없어 앉아서 굶어 죽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으니 창고에서 생활하더라도 집을 빌려주려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서 50위안은 북한 돈으로 환산하면 6만원으로, 이는 시장에서 쌀 10kg을 살 수 있는 금액이다. 4인 가구에서 한 명당 하루에 600g의 쌀을 먹는다고 가정할 때 4~5일을 먹을 수 있는 식량으로 한 달을 생활하고 있다는 얘기다.
소식통은 “주민들이 추운 겨울에도 바깥과 별반 차이 없는 창고에서 생활하면서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별의별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그나마 집이라도 빌려준 세대들은 최소한 굶어 쓰러지는 일이 없겠지만, 그러지 못한 주민들은 정말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데 국가는 별다른 대책이 없고 이런 사정을 알려고도 하지 않아 주민 불만이 대단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