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전 세계적 대유행 이후 백신을 단 한 번도 접종받지 못해 방역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중국 내 탈북민들 일부가 최근 백신을 접종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NK 중국 현지 대북 소식통은 14일 “헤이룽장(黑龙江)성, 랴오닝(遼寧)성,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의 일부 도시 방역 기관이 관내 파출소와 협력해 탈북민들에게 코로나 백신 주사를 놔주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헤이룽장성과 랴오닝성의 일부 도시들에서는 방역 기관이 파출소와 협력해 불법 체류 탈북민 개인 신상 정보를 넘겨받고, 그중에서도 중국인과 동거하면서 거주지가 확실한 탈북민 여성들을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백신접종을 진행 중이다.
현재 백신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이 도시들에서는 이미 3차까지 백신을 접종받은 탈북민도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또한 네이멍구자치구의 일부 도시 방역 기관은 해당 지역에서 중국인 남성과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거주지가 분명한 탈북민 여성은 물론 오랜 기간 산과 들에 숨어 사는 탈북민 남성들도 그들이 원한다면 백신을 접종시켜주겠다고 알렸다고 한다.
소식통은 “중국 내 일부 도시들에서 탈북민들에게 접종하고 있는 백신은 중국산 자체 백신”이라며 “중국에서 신분증 없이 살고 있는 숱한 탈북민들에게는 이런 백신접종이 희망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탈북민 백신접종을 진행 중인 지역의 중국 공안 당국은 백신을 맞은 탈북민들에게 “신분이 없는 당신(탈북민)들에게 백신접종을 해주는 것은 중국 공산당의 배려”라며 “앞으로 남편과 아이를 버리고 한국으로 도망가거나 북한과 연락하면서 범죄에 가담하지 말고 문제없이 잘 살아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백신을 접종받은 일부 탈북민들은 “중국 백신이 효과가 없어서 3차가 아니라 5차, 6차까지 맞아야 한다더라”라면서 중국산 백신의 효능에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탈북민들은 “단 한 번도 접종받지 않은 것보다는 낫지 않겠느냐”면서 꺼리지만 중국산 백신이라도 접종받으려 하는 분위기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한편, 이 같은 중국 내 탈북민 대상 백신접종은 중국 중앙정부의 정책에 따른 전 국가적인 사업이라기보다는 몇몇 성과 자치구 내에서도 일부 도시에 국한된 사업으로 파악되고 있어 여전히 많은 중국 내 탈북민들이 방역 사각지대에 놓여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