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평안남도 안주시에서 영예군인(상이군인)들이 시 당위원회를 찾아가 생활고를 호소하며 식량 문제 해결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에 “이달 초 안주시에서 영예군인들이 시 당위원회 신소과를 찾아가 식량을 해결해 달라고 호소했다”면서 “하지만 아직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생활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영예군인들은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그런대로 장사 활동 등을 통해 자체로 돈을 벌어 생활을 유지해왔으나 코로나 이후에는 장사가 어려워져 현재는 굶어 쓰러질 정도로 극심한 생계난에 처해있다.
실제 소식통은 “나라에서 영예군인들에 대한 식량 공급을 제대로 해주지 않아 코로나 이전에는 조를 무어 달리기 장사를 하며 그런대로 돈벌이를 해왔는데, 코로나로 유동이 제한되고 물건을 제때 팔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돈벌이를 못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영예군인들은 가지고 있던 돈을 몽땅 털어 쓰거나 집을 팔아 남긴 돈으로 겨우 버텨왔지만, 먹을 것마저 자체로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면서 결국 시 당위원회를 찾아가게 된 것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이달 초 시 당위원회를 찾아가 신소과 과장을 만난 안주시 영예군인들은 “당장 굶어 죽게 생겼으니 먹고 살 수 있게 식량을 해결해 달라”, “우리가 언제 쌀을 달라고 손을 내민 적 있는가”, “이렇게 어려울 때 당이 아니면 누가 해결해 주겠는가”라며 도움을 호소했다는 전언이다.
특히 이 자리에서 한 영예군인은 “우리는 나라를 위해 군사 복무하다 젊은 청춘 시절을 제대로 살아보지 못하고 평생 불구 생활을 하게 됐다. 그런 우리가 굶어 죽을 지경인데 먹고 사는 문제를 보장해 주지 않으면 우리보고 죽으라는 게 아닌가. 처지를 한 번 바꿔놓고 생각해 보라”며 눈물로 하소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신소과장은 “당 책임비서에게 보고해 빠른 시일 내 대책이 세워지도록 하겠다”고 답했지만 이후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고, 결국 영예군인들은 시당 책임비서를 만나기 위해 다시 나섰으나 문전박대를 당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영예군인들이 시당을 찾아가기 전에 생활이 어떤지 관심을 가지고 돌봐줘도 모자른 상황에 찾아가서 도와달라고 요청했음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영예군인들의 실망과 분노가 커지고 있다”면서 “나라를 지키다 불구가 된 영예군인들의 생계마저 나 몰라라 하는 행태에 다른 주민들마저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