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문화어보호법 제정 여파가 軍에도…군인 사상교양에 결부

'동지', '동무'로 부르고 외래어는 금지…청년 군인들 사상교양 주문하며 문화어 사용 강조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 압록강변의 북한 군인들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군 총정치국이 “당과 수령, 조국과 인민의 안녕을 수호하는 인민군대가 건전한 언어문화를 이끄는 데서도 주력군이 돼야 한다”며 군인들에 대한 대대적 사상 교양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군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총정치국은 전군 부대 정치부들에 내려보낸 ‘조선인민군 창건 기념 75돐(돌)과 일당백 구호 제시 60돐을 높은 정치사상적 위력과 전투준비 성과로 맞이하기 위한 상반년도 당 정치사업 방향’ 지시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총정치국은 군의 주요 기념일이 포진된 올해에 60년대 군인들처럼 살며 투쟁하는 기풍을 세우고 다시 한번 규정 문화어의 된바람을 일으키는 것을 상반기 인민군당 정치사업 방향으로 제시했다는 전언이다.

북한군은 1963년 김일성이 최전방에 위치한 대덕산 초소를 방문해 일당백 구호를 제시한 것을 기념해 60년대를 ‘일당백시대’로 일컫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60년대 군인들처럼 살라는 말은 일당백 구호 정신으로 사상을 무장할 것을 주문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실제 총정치국은 이번 지시문에서 “총대가 굳건하려면 총을 쥔 병사들을 사상과 신념의 강자들로 키워야 하며, 특히 혁명의 시련을 겪어보지 못한 새세대 청년 군인들에 대한 정치사상교양이 우선시 돼야한다”고 지적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그러면서 총정치국은 “당의 품속에서 자라난 새세대 청년 군인들이 일당백 용사로 준비되기 위해서는 수령님과 당을 위해 한 전호에 서서 정치사상적으로 결사옹위했던 대덕산 초소 군인들처럼 군풍을 확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특히 총정치국은 군풍 확립에서 문화어 사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지난달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8차 회의에서 채택된 ‘평양문화어보호법’과 연관된 것으로 풀이된다.

총정치국은 전군 정치부를 통해 ▲상호 간 ‘동지’, ‘동무’ 호칭 사용 ▲상급과 하급 관계에서는 가까운 사이라도 반말 금지 ▲인민군대 내 외래어 사용 금지 등을 지시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인민군당 정치사업 방향으로 군인들에 대한 사상교양 강화를 제시하면서 평양문화어보호법 채택과 결부해 군 기풍을 확립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소식통은 “새 세대 청년 군인들을 60년대 대덕산 초소 군인들처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총정치국의 의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