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손전화 사용자들, 감시·단속 강화에 ‘탈북’ 생각

보위부에 단속되면 간첩으로 몰려 정치범수용소행…위축된 생활 탈피하려 탈북 기회 엿봐

2018 북한 혜산시
북한 양강도 혜산시 국경 지역. /사진=데일리NK

북한 국경 지역에서 불법 중국 휴대전화를 사용해 돈벌이하는 주민들이 탈북에 대한 마음을 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3일 데일리NK에 “최근 혜산시의 비법(불법) 중국 손전화 사용자들은 기회만 되면 국경을 넘겠다고 소곤거리고 있다”면서 “국경봉쇄 장기화로 돈벌이도 어려운데다 손전화 단속과 통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오래전부터 보위부, 안전부를 통해 국경 지역에서 허가받지 않은 불법 휴대전화를 사용해 외부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돈벌이하는 주민들에 대해 강도 높은 단속을 진행해 오고 있다.

특히 코로나 사태 이후에는 처벌 수위도 높아져 중국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단속되면 간첩으로 몰려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가기도 한다는 전언이다.

실제 지난해 12월에만 혜산시 혜탄동에서 1명, 강안동에서 2명, 위연동에서 1명 등 여러 명의 주민이 불법 중국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적발돼 간첩 혐의를 받았고, 결국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갔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런 가운데 새해 들어 불순분자 색출을 명목으로 한 북한 당국의 감시와 단속이 한층 강화되면서 송금 브로커, 전화 브로커 등 불법 중국 휴대전화를 사용해 돈벌이하는 주민들이 더욱 위축되고 숨 막히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혜산시 주민 최모 씨는 최근 담당 보위원으로부터 ‘지금같이 어려운 시기에 이밥을 먹는 것은 간첩 행위를 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잘사는 세대들에 대해서는 눈에 쌍심지를 켜고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또 다른 혜산시 주민 박모 씨 역시 담당 보위원으로부터 ‘지금 사람들이 죽도 못 먹는 형편인데 생활이 괜찮은 세대들은 분명히 뭐가 있다. 감시 대상에 넣어 하나도 빠짐없이 잘 감시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실정에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들은 “여기(북한)서 계속 살면 죽을 때까지 가슴을 졸이며 살아야 한다”며 “계속 이렇게 살 수만은 없으니 국경만 열리면 무조건 (중국이나 한국에) 가겠다”며 탈북을 꾀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혜산은 밀수로 먹고사는 지역인데 3년 넘게 밀수를 못해 대부분 중국 손전화를 사용해 돈 이관하는 일로 돈을 번다”면서 “그런데 그러다 걸리면 간첩으로 몰려 잡혀가거나 관리소로 보내지니 여기서(북한에서) 더 살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국경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항시적으로 보위부에 체포될 수 있다는 심리적 불안감을 가지고 살고 있다”면서 “보위부를 비롯한 법기관들의 단속과 감시가 날로 강화되고 있어 자녀들만이라도 좋은 세상에 가서 살게 하고 싶다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