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양강도 국경 도시인 혜산에서 불법 중국 휴대전화 사용 단속에 주민들이 하루에 한 명꼴로 붙잡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18일 데일리NK에 “최근 혜산시에서는 중국 손전화(휴대전화)를 사용하다 현장에서 단속돼 보위원들에게 하루에 한 명꼴로 체포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혜산시에서는 지난달에 이어 현재도 중국 휴대전화가 잘 터지지 않고 있다. 양강도 보위국이 주민들의 중국 휴대전화 사용을 차단하기 위해 놓고 있는 방해 전파 때문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앞서 본보는 양강도 보위국이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중국 휴대전화 사용을 차단하기 위한 방해 전파를 가동해 송금 작업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주민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무역 재개 기대감 일었는데…혜산서 돌연 中 손전화 통화 차단돼)
이런 가운데 지난 10일부터 혜산시 중심에서 떨어진 일부 외곽 지역에서 중국 신호가 터진다는 소문이 주민들 사이에 돌았다고 한다. 이에 송금 브로커 등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들이 신호가 터지는 곳을 찾아 나서 외부와 통화를 시도하다가 보위부에 적발돼 현장에서 체포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최근에는 전파탐지국에서 구역을 나눠 방해 전파를 놓고 있어 전화가 되는 곳이 있다”며 “이런 실정으로 외부와 연락을 해야 하는 송금 브로커들이 신호가 터지는 곳에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혜산시 보위부는 이 같은 상황을 파악하고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들이 몰리는 곳곳에서 단속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요즘 중국 손전화 신호가 터지는 곳에서는 사복 차림의 보위원들이 인민반과 길거리 등 곳곳에 잠복해 중국 손전화 사용자 단속에 눈이 빨개 있다”면서 “보위원들은 잠복한 인민반에 외부 사람들이 들어가면 어느 집에 들어가는지를 확인하고 틈을 뒀다가 들이닥치는 방식으로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위원들이 잠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주민들은 외부와 통화하기 위해 친인척이나 지인의 집을 찾았다가 별안간 들이닥친 보위원들에게 꼼짝없이 단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요즘 탈북민들이 가족에게 보내는 돈 액수가 줄어들어 브로커들도 벌이가 시원치 않은데, 신호가 터지지 않아 외부와 연락까지 못 하면 다른 사람에게 돈 벌 기회까지 놓칠까 봐 조급함을 가지다 보니 보위원들의 잠복에 대해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4일 혜산시에서는 한 전화 브로커가 탈북민 가족을 데리고 신호가 터지는 곳에 사는 지인의 집으로 갔다가 주변에 잠복해 있던 보위원들에게 단속됐다.
보위원들은 이들이 집에 들어간 지 5분도 안 돼 뒤쫓아 와서는 어디서 왜 왔는지를 꼬치꼬치 묻고는 몸수색까지 진행했다고 한다. 결국 브로커가 가지고 있던 돈은 돈대로 몰수당하고 사람은 사람대로 보위부에 끌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요즘 혜산시 보위부가 이런 방법으로 중국 손전화 사용자 단속에 나서면서 탈북민 가족들과 송금 브로커, 전화 브로커들이 매일 한 명꼴로 현장에서 체포돼 보위부에 끌려가고 있다”며 “반대로 보위원들은 음력설을 앞두고 돈도 벌고 성과도 올리고 있어 신이 나서 단속 사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