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선전매체 홈페이지에 설정된 키워드 가운데 일부를 삭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홈페이지 키워드로 ▲김일성주석 ▲김정일장군님 ▲김정은원수님 ▲국무위원장 ▲최고령도자 ▲령도자 ▲절세위인 ▲수령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등을 한국어,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로 설정하고 있다.
웹사이트에는 홈페이지를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를 설정할 수 있는데, 북한의 대외선전매체들 역시 홈페이지에 몇몇 키워드를 설정해 놓고 있다. 각종 검색엔진에서 북한과 관련한 내용을 검색할 시 상위에 노출되게 하기 위해 다양한 키워드를 설정한 것이다.
지난 2020년 ‘조선의 오늘’ 홈페이지 키워드에는 ▲북한 ▲북조선 ▲North Korea가 포함돼 있었는데, 현재는 이 키워드들이 빠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공식 국가명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하고 있으며 이를 줄여 ‘공화국’ 또는 ‘조선’이라 쓰기도 한다. 이에 따라 분단 상황을 내포하는 단어들을 삭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중에서도 특히 ‘북한’이라는 단어는 한국식 표현이라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키워드에서 뺀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북한은 외국 미디어 유입 영향에 따른 한국식 또는 영어식 표현이나 말투를 사용하는 일을 단속하고 있다. 사상 이완을 야기한다고 보고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지난 2020년 말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해 주민들의 외부 미디어 유입, 유포 행위를 차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북한은 17일 최고인민회의에서 ‘평양문화어보호법’을 채택하겠다고 예고했다. 다만 18일 현재 최고인민회의 개최 관련 보도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밖에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는 ▲김정은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통신사 ▲기사 등을 키워드로 설정해 놓고 있으며,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경우에는 ▲로동신문 ▲조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혁명 활동 보도 ▲주요 기사 ▲인민을 위한 정치 등 홈페이지 카테고리명을 주요 키워드로 설정해두고 있다.
북한의 웹사이트가 나열된 ‘광야’(dprk.kr)를 통해 다른 북한 웹사이트 홈페이지들도 확인해 본 결과, 한국식 표현이나 북한 당국이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이 키워드로 설정된 곳은 없었다.
그러나 광야에 올라오지 않은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에는 여전히 ▲북조선 ▲북한 ▲북한 뉴스 ▲북한 TV 등이 키워드로 설정돼 있었다. 우리민족끼리는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대남 선전·선동용 사이트인 만큼 이를 키워드에서 삭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존에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등 최고지도자의 이름을 검색할 수 없었던 일부 웹사이트에서 이제는 이를 검색할 수 있게 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지난 2020년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조선의 소리 웹사이트에서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이라는 단어를 검색할 수 없었다.
하지만 확인 결과 조선중앙통신, 조선의 소리 사이트에서는 해당 키워드를 검색할 수 있었다, 과거에는 서버에서 ‘권한이 없다’는 오류메시지가 나왔는데 이번에는 정확히 검색됐다.
반면 노동신문 사이트에서는 여전히 최고지도자의 이름 검색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 다만 오류메시지가 나오지는 않고, 단순히 검색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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