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재개 기대감 일었는데…혜산서 돌연 中 손전화 통화 차단돼

소식통 "12일부터 방해 전파탐지기 본격 가동...송금업자들 전전긍긍"

압록강 너머로 보이는 양강도 혜산시
압록강 너머로 보이는 양강도 혜산시. /사진=데일리NK

양강도 혜산세관에서 방역장을 건설하는 등 대중(對中) 무역 준비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 휴대전화 사용에 관한 파장 장애로 외부 통화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22일 데일리NK에 “이달 중순부터 혜산시에서 중국 전화기가 잘 터지지 않아 중국 손전화(휴대전화)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전파탐지국에서 중국 쪽의 신호가 잡히지 않게 파장 장애를 놓고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양강도 보위국에서는 지난 12일부터 중국 휴대전화 사용을 차단하기 위해 방해 전파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이에 따라 한국과의 송금 작업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주민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혜산시의 한 주민은 본보에 “지난 14일 중국에 있는 돈을 이관받기 위해 (중국에) 전화하려다 통화가 되지 않아 실패했다”면서 “어떤 주민들은 갑자기 전화가 안 되자 (중국 손전화) 심(SIM) 카드가 잘못된 줄 알고 카드를 사기 위해 여기저기 수소문하고 다니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탈북민 가족들에게 돈을 전달해주고 돈벌이를 하는 사람들은 전화가 안 돼 더 속을 썩이고 있다”면서 “그들은 자신들의 돈을 먼저 가져다주면서 탈북민 가족들의 집안 형편과 돈을 받았다는 음성을 보낸 후에 돈을 받는데, 통화가 안 돼 기간이 길어지면 혹시나 돈을 받지 못하게 될까 봐 마음을 졸이고 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북한 당국의 전파 방해는 그동안 수시로 이뤄져 왔다. 국경지역에서의 탈북과 도강, 그리고 외부와의 통화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특히 김정은 시대 들어서는 대규모 검열단을 파견하고 방해 전파를 쏘는 등 이른바 체제 이반 가능성 차단에 주력했었다.

다만 방해 전파를 강화하면 북중 국경 지역에서 거주하는 중국인들도 통화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결국 외교적 마찰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최근엔 전파 탐지를 통한 중국 손전화 사용자 색출로 방향을 틀기도 했었다.

이에 이번 방해 전파 강화 조치에 당국이 대중 무역 활성화를 염두에 두고 내부 통제 시스템 점검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무분별한 외부와의 통화로 밀수가 늘어나고 교류가 확대되면 북한이 그동안 주력해온 정보 차단을 통한 주민 내부 결속 전략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새로운 전파 차단기를 들여왔다는 소문도 확산되면서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요즘 굶주림과 추위에 떨며 사는 게 그야말로 생지옥인데 그런 데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기계를 사들여 오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 (당국의) 행태에 주민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파장 장애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관해 주민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혜산 세관이 열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은데, 그런데도 중국과의 통화가 잘 이루어 지지 않으면 돈벌이에 악영향을 받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