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생일 맞아 어린이들에 당과류 선물…반기는 분위기

그동안 낮은 품질에 주민들 외면 받았지만 올해는 극심한 생활난에 사뭇 다른 반응 나와

북한이 지난 2017년 김일성 생일(4월 15일, 태양절)을 기념해 내린 당과류 선물. /사진 =데일리NK

최근 북한 당국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일(1월 8일)을 앞두고 0세 영유아부터 유치원, 소학교 어린이들에게 당과류를 선물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심각한 경제난 속에서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공급함으로써 김 위원장의 ‘아이 사랑’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양강도 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에 “혜산시에서 어제(5일)부터 원수님(김 위원장)의 생일을 맞으며 당과류 선물 공급이 시작됐다”면서 “올해는 예년과 달리 어린이가 있는 세대들에서는 당과류 선물을 반기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선대 수령들과 김 위원장의 생일이면 어린이들에게 당과류 선물을 공급해왔다. 김일성, 김정일과 달리 김 위원장의 생일은 집권 10년이 지난 지금도 공식 기념일로 지정되지 않고 있으나, 어린이 당과류 선물 공급은 선대 수령들의 생일 기념일 때와 똑같이 해오고 있다.

코로나19 전에는 중국에서 들어온 당과류 제품이 시장에 유통됐기 때문에 주민들은 중국산과 비교해가며 선물로 내려지는 국내산 당과류 제품의 낮은 품질을 비판하기도 했다. 더욱이 코로나19 후에는 품질이 더 떨어져 주민들로부터 혹평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올해는 주민들이 당과류 선물을 그 어느 때보다 반기는 분위기라고 한다.

소식통은 “요즘은 어느 집이라 할 것 없이 다 생활이 어려운데 어린 자식들이 있는 세대들은 밥도 제대로 먹이지 못하는 형편에 간식을 사주지도 못해 마음고생을 한다”며 “특히 지금은 방학이라 어린이들이 종일 집에서 시도 때도 없이 배고프다고 하고 간식을 사달라고 떼를 쓰고 있어 부모들은 그런 자식들을 달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실정에 부모들은 김 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어린이들에게 내려질 당과류 선물을 손꼽아 기다려왔고, 실제 선물 공급이 시작되면서는 숨을 돌리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낮은 품질에 주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아왔던 당과류 선물이 극심한 생활난 속에 올해는 상대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예전에는 선물의 양과 질을 평가하고 불만을 표했던 주민들이 밥술 뜨기 어려울 정도로 생활이 혹독해지면서는 ‘이제는 아무거나 그냥 많이 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면서 “이번 선물에 대해서도 ‘같은 선물이지만 다른 느낌’이라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