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파견된 北 노동자들 집단 코로나 증상 호소…약 없이 버텨

집단 생활하고 있어 감염병에 취약…北 노동자 채용한 랴오닝성·지린성 공장들은 가동 중단

훈춘 노동자 북한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중국 지린성 훈춘시의 한 공장 건물. /사진=데일리NK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심상찮은 가운데, 중국에 체류 중인 북한 노동자들과 무역 주재원들도 대거 코로나 증상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5일 중국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랴오닝(療寧)성과 지린(吉林)성 내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공장 대부분은 현재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이 공장들은 섬유·전자 제품 등을 가공하는 공장으로, 지난해 12월 중하순부터 최근까지 북한 노동자들 가운데 코로나 감염 의심자들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공장을 정상 운영하지 못하게 됐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북한 노동자들은 기숙사에서 집단생활을 하고 있고 외출이 금지돼 있어 외부와 접촉할 기회가 많지 않다. 하지만 노동자들을 관리하는 공장 지배인이나 관리 간부들은 중국 내 북한 영사관 등을 수시로 방문하고 있어 이들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기숙사마다 전체 인원의 70~80%가 발열, 인후통, 기침, 근육통 등의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중국 정부가 핵산 검사 의무화를 철폐하면서 북한 노동자들은 코로나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코로나에 걸렸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어 해열제, 진통제 등 약품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북한 노동자들은 이런 약품 태부족으로 증상이 자연 치유될 때까지 견디는 경우가 많아 회복 속도가 상당히 더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현재까지 중국에 있는 북한 노동자들 중 코로나로 인해 사망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외부와 접촉이 많은 북한 무역 주재원들의 경우 코로나로 인해 사망한 사람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중국 랴오닝성에서 북한 무역대표부 6명이 사망했다”며 “사망자들은 50~60대 남성으로 비교적 나이가 많고 당뇨, 고혈압 등 기저 질환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고열과 함께 호흡곤란 등 중증의 코로나 증세를 보였지만 병원에서 제대로 된 치료는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중국에서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각 지역 화장터마다 예약이 1월 말까지 꽉 찬 상태라 지난달 사망한 북한 무역 주재원들의 시신도 2월은 돼야 화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 감염자가 워낙 급속하게 많아지니 중국에 들어와 있는 북한 사람들도 속수무책으로 감염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