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 확대회의 보고로 신년사를 대체한 가운데, 이를 접한 주민들은 “올해도 글렀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에 “지난 1일부터 매체를 통해 보도되는 당 전원회의 내용을 접한 주민들이 실망감에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면서 “자위적 국방력 강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것은 주민들에게 또다시 허리띠를 조일 것을 예고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극심한 생활난에 봉착한 주민들은 이번 당 전원회의에서 먹고사는 문제에 어떤 대책과 방도를 제시할지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인민생활 향상에 관한 내용보다는 적대 세력들의 군사적 도발을 주장하며 국방력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또 다른 대륙간탄도미사일 체계를 개발하라는 과업이 제시되자 생활 형편이 어려운 주민들은 눈살을 찌푸리기도 하고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전원회의 보고 내용을 접한 주민들 속에 가장 많이 나타난 반응은 “국방력 강화라는 말만 들어도 까무러칠 정도로 소름 끼친다”는 것이었다.
실제 주민들은 “국가가 ‘국방력 강화를 위해 허리띠를 조이자’, ‘이밥에 고깃국을 먹는 날이 꼭 온다’고 한지도 벌써 수십 년이 넘었는데 언제까지 국방력 강화를 핑계로 힘들게 하려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주변에서 굶어 쓰러지는 세대가 발생하고 길가에는 꽃제비가 늘어나는 것을 매일 같이 목격하며 살고 있다”며 “나와 상관없는 일 같아도 언젠가는 나의 모습일 수 있다는 공포심이 가득한 게 지금의 실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 위원장은) 주민들의 먹고사는 문제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핵과 미사일에만 정신이 쏠려있는 것 같다”며 “그러지 않고서야 먹고사는 문제로 수십 년 고생하고 있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핵과 미사일 개발에 더 힘을 쏟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주민들은 북한이 이번 당 전원회의를 통해 살림집 건설을 올해 제1차적인 중요 정책 과제로 내세운 것과 관련해서도 걱정과 불만을 쏟아냈다고 한다.
소식통은 “올해 아파트 건설을 지난해보다 크게 벌린다고 하는데 주택문제 해결에 대한 기쁨보다는 걱정이 앞선다”며 “건설을 더 많이 벌일수록 주민들에게 차례지는 것은 세외부담과 노력 동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