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北 노인, 폭행으로 끝내 숨져…옥수수 10kg 지키려다?

얼굴과 몸에 퍼런 멍 자국 발견돼...소식통 "상해치사 가능성에 주민 불안감 급증"

2019년 6월 초 함경북도 국경지대의 살림집 모습. /사진=데일리NK 소식통

이달 중순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에서 60대 노인이 폭행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에 “지난 15일 길주군에서 박 모(60대) 씨가 괴한에 의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면서 “사건 당시 강냉이(옥수수) 10kg이 도난당했는데, 박 씨도 숨져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장마당 벌이에 나섰던 아들 부부가 저녁 시간에 돌아와 숨진 채 바닥에 쓰러져 있는 박 씨를 발견하고 군(郡) 안전부(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박 씨의 얼굴과 몸에는 퍼런 멍이 들어 있었고 옷에는 살해 용의자가 발로 찬 발자국이 그대로 남겨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서 박 씨는 생계난으로 아들 집에 얹혀살고 있었다. 며느리가 시장에서 강냉이 국수를 팔아 온 가족이 생계를 유지해왔다고 한다. 그날 도적 맞은 강냉이 10kg가 중요한 장사 밑천이었던 셈이다.

이 때문에 안전부와 유가족 측은 박 씨가 강냉이를 지키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씨가 도둑질에 강렬히 저항했고, 결국 심한 폭행을 당해 목숨을 잃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만약 이 같은 가정이 사실이라면 결국 강냉이 10kg를 지키려다 노인이 목숨을 잃은 셈이다. 또한 이번 폭행치사 사건은 현재 북한 주민들의 식량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길주군 안전부가 주위 탐문을 시작으로 범인 색출에 나서고 있지만 특별한 증거가 없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먹고 살기 어려운 형편에 박 씨 사망 소식이 군 주민들 사이에 퍼지면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요즘은 돈을 잘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도둑을 막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는 식으로 정부의 안전대책을 우회적으로 비난하고 있는 주민들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