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이 경제난으로 인해 겨울철 난방 연료 마련에 애를 먹는 가운데, 대체 연료인 땔나무를 준비하기도 쉽지 않아 곤경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 설상가상으로 도둑까지 기승을 부려 주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19일 “산림법이 땔감 해결에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다”며 “올해는 화목(땔나무) 대용으로 마른 풀이나 아지(나뭇가지)들을 주워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마른 풀이나 아지들을 줍다 동상을 입는 사람들도 발생하고 있다”며 “예전처럼 인근 산에서 나무를 베다가 땔감으로 활용할 수 있으면 그런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어디에도 하소연을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의 주 난방 연료는 구멍탄과 땔나무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올해는 경제난으로 인해 구멍탄을 사지 못하는 가정이 늘어났다고 한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구멍탄 값 싸졌는데 못 사…혹한에 생존 위협 받는 北 주민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산림법 개정으로 불법 벌목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주민들은 대체 연료인 땔나무를 산에서 해오지도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그래서 대안으로 낙엽이나 나뭇가지를 줍는데, 오랜 시간 추위에 그대로 노출되다 보니 동상을 입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소식통은 “하루 한 끼 준비할 때 불을 사용하는 집은 옷이라도 두껍게 입으면 (추위를) 참을 만하지만 어떤 세대들은 불이 없어 집에 있는 이불을 몇 겹씩 깔고 덮고 한다”면서 “본격적인 강추위가 오기 시작하면 일이 날 것 같아 걱정”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먹지 못해 허기진 배를 가지고 추운 방에서 추위를 견디는 고통은 정말 겪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며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떠서 숨을 쉬면서 ‘살았구나’하고 느끼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전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실태에서 도둑마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겨울철에 사람이 집에 있는데도 순간에 도둑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울바자(울타리)와 대문, 심지어 출입문까지도 뜯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모두 땔감을 해결하기 위해 공장기업소와 주택들의 널판자를 뜯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살기가 어려우니 서로 훔치고 잃어버리고를 반복하며 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상황”이라며 “사람들이 힘들게 생활해도 국가에서는 아무런 대책도 없고 무더기 죽음이 나야 뜨끔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렇듯 경제난과 식량난에 겨울철 난방 연료 마련까지도 어려움을 겪자 주민들이 국경을 넘는 사례들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식량과 땔감이 부족해 겨울나이(겨울나기)가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니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탈주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지난 10월 양강도 대홍단군 신덕지구에서 3명의 비법(불법)월경자가 발생했고 이 외에 2명의 도주 행방불명자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그는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발생 이후 국경을 철저하게 봉쇄해 그동안 도주자도 없었는데 그냥 앉아서 죽는 것보다 도망이라도 치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서인지 최근 들어 이런 일(탈북)이 일어나고 있다”며 “(강)물이 얼면 도망을 치는 사람이 더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