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일 사망일(12월 17일)을 앞두고 사건 사고 방지를 주문하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군에서는 산속에 들어가 사는 주민 세대 특별 방문에 나섰다는 전언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9일 데일리NK에 “지난 6일 도 인민위원회와 안전국에 장군님(김정일) 서거일 애도 기간에 단 한 건의 사건 사고와 비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며 정치행사에 누락되는 성원이 없게 해정적, 법적 조치를 마련하라는 내용의 내각과 사회안전성의 내부 지시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평안남도 내 시, 군 인민위원회들에서는 동, 인민반들에 나가 사건 사고 방지대책을 해설하고 김정일 사망 애도 기간에 생활이 어렵거나 굶어 사망하는 세대들이 있는지 서로 잘 돌볼 것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평안남도 맹산군 인민위원회는 7일부터 인민반장들을 만나면서 그들을 통해 현재 마을에서 동떨어진 산속에 움막이나 돌집, 반토굴집을 짓고 사는 세대들을 장악하고 특별 방문에도 나섰다고 한다.
맹산군 안전부 역시 인민위원회와 대상을 나눠 산속에 들어가 사는 세대를 찾는 동시에 지난 3년간 주민등록상 거주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실제로는 떠돌이 하거나 산속에 들어가 사는 대상들의 명단을 작성해 담당 주재원들에게 나눠준 것으로 알려졌다.
국경을 봉쇄하고 주민들의 이동을 통제한 북한식 코로나 정책으로 생계난을 겪은 주민들 가운데 집과 가장집물을 팔고도 삶을 이어 나가기 어려워 산속으로 들어간 주민들이 지난 3년간 지속해서 증가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북한은 사회와 단절돼 있는 이런 주민들이 당장 죽고 사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보고 국가기관들이 장악해 주기적으로 잘 돌봐줄 것을 강조해왔는데, 김정일 사망일을 계기로 특별히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것을 강조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군 인민위원회와 안전부는 입쌀 3kg과 인민반 세대들에서 모은 동(冬)내의 등을 준비해 민가를 떠나 산속으로 들어간 세대들을 일일이 방문하고 있다”며 “이들은 장군님 서거일을 맞아 국가에서는 인민대중제일주의 사상대로 국가기관이 힘들어하는 인민들을 찾아가 애로를 풀어줄 것을 강조했다면서 당의 배려를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 인민위원회는 방문 세대들에 일주일에 한 번씩은 마을에 내려와 정치생활을 하고, 오는 김정일 사망일 정치행사에는 무조건 참가할 것을 포치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산속에 사는 주민들은 이번 물자공급은 반기면서도 일주일에 한 번 정치생활에 참가하라는 지시에는 “우리는 산속에 숨어 사는 꽃제비나 다름없다. 우리가 행방불명되거나 죽지 않았는지 생사 확인을 주마다 1회씩 하겠다는 조치 아니냐”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가 하면 군 인민위원회와 안전부는 산속에 사는 주민 세대 4세대를 한 개 조로 묶고 그중 한 세대주를 조장으로 임명해 김정일 사망일 애도 기간 같은 조에 있는 세대들에서 벌어진 일을 장악해 보고하도록 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