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북도 김책시 김책항 주변의 한 주민 사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5살 아이가 사망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9일 데일리NK에 “김책항 노동자들이 사는 한 주민 사택에서 지난달 26일 불이 발생해 한 동 3세대가 불에 탔다”며 “특히 한 집에서는 어린아이가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끝내 사망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집안의 가장들이 모두 출근한 시간인 오전 10시경 발생했다.
아내들과 어린아이들만 있는 집에 불이 나자 동네 주민들이 모두 뛰쳐나와 불 끄기에 나섰고, 3시간 만에 겨우 진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책항 주변 주민 사택들에는 수도가 일주일에 한 번 밖에 나오지 않아 주민들은 추운 겨울에도 먼 거리에 있는 공동수도나 쫄장을 박은 우물에 가서 물을 길어다 먹는 형편이라고 한다.
이 같은 상황에 화재를 진압할 때 필요한 물이 결정적으로 부족해 쉽게 진화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난리통에 한 집에서 혼자 놀고 있던 5살 어린이를 빨리 구출하지 못했다”며 “불이 붙은 지 1시간여 만에 화상을 입고 연기를 들이마셔 정신을 잃고 쓰러진 상태의 아이를 겨우 구출해 다급히 병원으로 호송했으나 결국 아이는 숨졌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 사고의 경위를 조사한 시 안전부는 한 세대에서 추위에 밥 짓는데 쓴 숯 화로를 안방에 들여다 놓았다가 불똥이 튀면서 장판에 불이 붙었고 설상가상으로 방에 있던 라이터가 폭발해 불이 크게 번진 것으로 파악했다.
더욱이 이 세대가 이동식 불고기판 가스통을 뚜껑을 닫지 않고 부엌 구석에 놔둔 것이 더욱 화를 키운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소식통은 “추운 날씨에 불이 난 세대들은 아직도 갈 곳이 없어 동네 주민들의 보호를 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가장들이 속한 직장에서 나와 집수리에 달라붙긴 했지만, 일부만 수리해줘 사고를 당한 가족들이 착잡한 마음을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고로 자식을 잃은 엄마는 숯 화로를 방안에 두고 나간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면서 가슴을 쥐어뜯으며 울다가 혼절했고, 아직도 몸져누워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