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17형’ 완성형 무기로 평가하는 北, 개발자들에게 포상도

연구사 및 지도간부 30명에 TV와 현금 선물…ICBM 개발 성과 내세우며 사기 진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성공에 기여한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11월 27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이번 기념사진 촬영에는 앞서 ICBM 시험발사장에 동행했던 김 위원장의 딸도 함께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개발자·공로자들에게 선물과 현금을 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부에서는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 기술 수준을 완전히 확보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9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18일 화성-17형을 시험 발사한 후 연구·개발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국방과학연구부문 연구사와 지도간부 30명에게 경제적 포상을 제공했다.

이들은 성과에 따라 10명씩 차등적으로 김 위원장의 선물이라는 명판이 붙어 있는 40·32·27인치 TV와 북한 돈 100·90·80만원을 각각 받았다고 한다.  나이, 계급에 상관없이 철저히 성과에 따라 포상을 받았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TV는 중국산 부품으로 만들어졌지만, 북한에서 조립해 국내산으로 표기된 제품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40인치 TV는 북한 고위 간부들 사이에서도 흔치 않은 가전이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27인치만 해도 평양 외화상점에서 수백 달러를 줘야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40인치 TV는 최고급품으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또 북한 돈 100만 원은 달러로 환산하면 약 125달러에 불과하나 북한에서는 상당히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액수라고 할 수 있다.  지난달 27일 기준 평양 시장에서 쌀 1kg이 6000원에 거래됐다는 것을 놓고 볼 때 100만 원은 쌀 160kg가량, 두 가마를 살 수 있는 금액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 내부에서는 화성-17형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투발 수단으로서의 기술력을 모두 갖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우리 군은 북한이 지난달 18일 시험발사한 화성-17형의 비행거리와 최고고도, 낙하지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사거리가 1만 5000km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워싱턴과 뉴욕 등 미국 본토 전역을 사정권 안에 둘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고각으로 발사돼 대기권 재진입 기술에 대한 검증이 더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그런데도 북한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투발 수단을 완성시켰다는 점에 방점을 두고 대외적으로 국방 분야의 성과를 과시하고 내적으로는 개발자들의 성과를 치하하면서 다음 단계의 목표달성을 위해 사기를 진작시키고 있다.

소식통은 “앞으로는 단지 탄두부에 들어갈 핵탄두를 소형화하는 과제가 남은 것이지 화성포-17형 자체는 미사일 투발 수단으로서 최고의 성공을 이룬 것”이라고 말했다.

관영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는 앞서 지난달 27일 “김정은 동지께서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 시험발사 성공에 기여한 성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셨다”면서 “국방과학연구부문 지도간부들과 과학자들의 혁혁한 공헌을 조선노동당과 공화국 정부의 이름으로 높이 평가하면서 군사 칭호를 올려줄 것을 명령한다”는 김 위원장의 명령을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