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력 강화 정당성 설파한 北…주민들 “끼니 보장도 어려운데”

최근의 군사 작전 성과 언급하며 "국방력 다져온 것 백번 천번 옳았다" 강조…주민들은 비판적

북한 총참모부가 한미의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응해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군사작전을 단행하고 목적을 성과적으로 달성했다고 7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밝혔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평안북도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국방력 강화의 정당성을 설파하는 강연회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에 “최근 신의주시에서 기관 기업소, 인민반 등 조직별로 국방력 강화와 관련한 내용의 강연회가 진행됐다”면서 “시 보위부 보위원들이 강연회에 나와 최근의 군사 작전 단행 성과를 주민들에게 상기시켰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강연회에서 강연자는 “올해 들어 미제와 그 적대 세력들은 우리나라를 위협하는 군사도발 행위들을 공공연히 벌여 왔다”면서 “우리 군은 위대한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휘하에 적들의 도발에 맞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보복 타격을 가했으며 우리의 국방력이 얼마나 강한지, 우리와 맞서면 어떻게 되는지를 적들에게 똑똑히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처럼 적들의 전쟁 도발 책동을 끊임없이 이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과 당당히 맞서 싸울 수 있는 것은 우리의 군사력이 강하기 때문”이라면서 “우리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국방력을 강화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이미 오래전에 적들의 노예가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금 이 순간도 미제와 적대 세력들은 우리의 사회주의를 무너뜨리기 위해 호시탐탐 노리고 있으며 온갖 모략 책동을 벌이고 있다”며 “오늘의 이 현실이 우리가 허리띠를 졸라매면서라도 국방력을 억척으로 다져온 것이 백번 천번 옳았다는 것을 결과로써 다시 한번 증명해 주고 있다”고 국방력 강화의 정당성을 설파했다.

그러면서 강연자는 “어제는 적들의 도발 책동에 군사 작전을 지도하신 데 이어 오늘은 우리 인민들의 행복한 생활을 위해 밤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시고 일하시는 우리 원수님의 노고를 잊어서는 안 되며 우리 원수님만을 믿고 당의 영도 따라 나아갈 때 부흥한 내일을 맞이할 수 있다”며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심을 강조했다.

그러나 주민들 속에서는 연이은 미사일 발사에 따른 민심 악화를 의식해 강연회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실제 이번 강연회에 참가한 한 주민은 “국가가 대를 이어오며 국방력을 강화해왔지만, 우리에게 차례진 것은 배고픔과 굶주림뿐”이라며 “사람들은 굶주림에 시달린 인민들에게 국방력을 강화한 것이 옳았다고 선전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분노했다”고 말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또 다른 주민도 “주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해 놓고 국방력을 강화하든 해야지 하루 끼니 보장도 어려워하는 주민들에게 국방력에 대해 선전하니 누가 반기겠느냐”며 “우리 같은 백성들에게 절실하고 반가운 것은 미사일이 아니라 강냉이(옥수수) 1kg도 준다는 소리”라고 말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