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령서 비사회주의 집중검열 진행… ‘성역’인 군인 가족도 포함

'비사회주의와의 투쟁에는 예외 대상 없다' 중앙 지시 내려져…특수기관 종사자 가족들 긴장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 전경.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군인 가족의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행위에 대한 집중검열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에 “이달 초부터 회령시에서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행위를 단속하는 그루빠가 군인 가족들의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현상을 뿌리 뽑기 위한 집중검열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 2020년 12월 한국 영화, 드라마 시청 및 유포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을 담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했다. 그리고 주민들의 한국 영화, 드라마 등 외부 콘텐츠 시청 및 유입·유포 현상을 차단하기 위해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연합지휘부(82연합지휘부)라 불리는 단속기관을 새로 조직해 여러 차례 검열을 진행해왔다.

당, 사법기관 등의 일꾼들로 구성된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연합지휘부는 현재도 장소와 시간, 대상에 구애받지 않고 내부 주민들의 불법 외부 콘텐츠 이용 현상을 단속해 오고 있으며, 단속 범위나 대상을 조절해가며 전국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연합지휘부는 특정 지역에서 특정 시기마다 집중검열을 진행하기도 하는데, 이때 당 간부나 보위원, 안전원 등 동종 업계에 있는 일꾼들에 대한 검열은 대부분 형식적으로만 진행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더욱이 일반 주민 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군인 가족들도 군 조직에 속해 있다는 이유로 제대로 검열하지 않았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런데 최근 회령시에서는 그동안 사실상 ‘성역’이었던 군인 가족들에 대한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집중검열이 진행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실제 회령시 성천동에 사는 한 군인 가족은 군부대 소속이지 사회 영역이 아니라는 명분으로 인민반 생활에도 참여하지 않은 것은 물론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더 많이 본다는 소문에도 지금껏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연합지휘부의 검열을 단 한 번도 받지 않았다.

그러나 편향적인 검열 실정이 신고되면서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와의 투쟁에는 예외 대상이 없으니 철저한 검열을 진행하라’는 중앙의 지시가 이달 초 함경북도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연합지휘부에 내려져 군인 가족들에 대한 집중검열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번 집중검열은 군인 가족들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게 이전과는 다르다”면서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그루빠가 무한 권한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군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그동안 검열에서 제외됐던 군인 가족들을 건드리기는 보통 쉬운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번 집중검열은 군, 보위, 안전기관 등 특수기관 종사자 가정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만큼 모두가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