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화물열차 실린 품목 다변화…北 수입 비중 높아진 것은?

중국 내 무역업자들 식료품 등 북한의 소비재 수입 비중 커지자 무역 확대 기대감↑

코로나로 인해 한동안 중단됐던 북·중 간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된 지 한 달이 흘렀다. 지난달 말 운행 재개 직후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건설자재와 의약품 등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식자재 수입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28일 중국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중 화물열차는 지난달 26일 이후 매일 오전 중국 랴오닝성(療寧)성 단둥(丹東)을 출발해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로 들어가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중순까지는 화물칸에 알루미늄 창틀, 타일, 거실 조명 등 건설자재가 주로 실렸으나 이달 중순 이후부터는 화물열차에 실리는 수입품 종류가 다양해졌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알루미늄 창틀, 타일, 가구용 목재, 톱밥 등 건설자재나 인테리어 자재는 물론 마스크, 항생제 등 의약품도 여전히 북한에 들어가는 화물열차에 실리고 있지만, 이달 중순 이후 전체 화물칸 중 절반 이상에 식자재가 실렸다고 할 만큼 식자재 수입 비중이 대폭 커졌다는 설명이다.

실제 북·중 화물열차를 통한 북한의 수입 비중이 확대된 품목은 된장, 간장, 고춧가루, 사탕가루(설탕), 맛내기(조미료), 식초, 마늘, 콩 등 식자재로, 특히 김장철이 다가오면서 김장에 필요한 식자재 수입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쌀이나 밀가루와 같은 곡물류는 아직도 화물열차에 실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들어 화물열차를 통한 북한의 식자재 수입 비중이 늘어나면서 중국에서는 북·중 간 무역 확대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북한과 거래 경험이 있는 중국 무역업자들은 화물열차를 통한 수입 품목이 건자재 등에서 소비재로 확대되면서 북·중 무역에 참여할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중국 현지에서는 과거처럼 북한과 중국 무역업자 간의 직접적인 개인 대 개인 거래보다는 기관에서 수주받은 물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무역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중 화물열차가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단둥으로 들어올 때는 아무것도 싣지 않은 채로 나오고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가발, 의류 등 가공품이 화물열차에 실려 중국으로 나오기도 했지만 아직은 북한이 화물열차를 통한 수공업품 수출을 개시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중국이 해관총서를 통해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북·중 교역량이 지난달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관총서가 지난 24일 공개한 9월 북·중 교역량은 1억 427만 달러로 3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으며, 지난 4월 이후 올해 두 번째로 교역량이 1억 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북한의 대중 수출품 중 상당량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석탄 거래량 등은 해관총서에 명확하게 기록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