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가을걷이 성과적 결속 외치지만 내부선 수확량 저조 ‘비상’

소식통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곡식 수입하지 않으면 절량세대 많아질 것” 우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황해남도의 농사 문제를 놓고 그처럼 마음쓰시며 크나큰 은정을 베풀어주신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의 사랑과 믿음에 쌀로써 보답할 억척의 신념과 불굴의 의지가 더욱 굳게 자리잡고 있다”라고 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전국 각지에서 성공적으로 농사가 결속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올해 쌀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상당히 저조해 내부적으로 식량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북한은 부랴부랴 국가식량판매소 실태 조사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이달 중순 평성, 안주, 순천, 문덕, 개천 등 평얀북도 안의 국가식량판매소를 대상으로 곡물 재고 현황 조사를 실시했다. 해당 조사를 위해 당 및 내각의 간부들이 각 지역에 파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추수철임에도 불구하고 쌀은 물론이고 옥수수, 콩, 감자 등 모든 종류의 식량 재고량이 0에 가까운 수준으로 드러났다는 전언이다.

특히 식량판매소에서는 북한 정권수립일(9월 9일)이나 당 창건일(10월 10일) 등 국가 명절 계기에 일부 간부나 대도시 주민들을 대상으로 식량을 판매하기도 했으나 이렇게 일시적으로 식량을 판매한 이후에는 식량판매소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지방의 식량판매소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유명무실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식량판매소에 소속된 종업원조차 식량 재고가 없어 시장에서 곡물을 사 먹는 상황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또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쌀 수확량이 예년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돼 현재 수매 기관이나 자금 여유가 있는 돈주들은 협동농장과 결탁해 미리 쌀을 매입하려 하고 있다.

보통 벼를 수확해 탈곡한 후에 낟알 상태의 쌀을 수매하는데 올해는 수확량 부족으로 쌀값이 빠르게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자 겉겨가 그대로 있는 벼 상태로 매입하는 기관이나 개인이 많아졌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탈곡도 하지 않은 햇벼를 빠르게 선점해야 할 만큼 올해 수확량이 저조하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농촌이나 저소득층 주민들의 올겨울 식량 부족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북한 곳곳에서 가을걷이가 결속되고 있는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시장 쌀값은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데일리NK의 정기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평양 시장의 쌀 1kg 가격은 북한돈 5870원으로, 지난 3일 조사 당시 가격(5500원)보다 370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평양은 배급을 받는 간부들이 있어 다른 도시에 비해 쌀값이 저렴한 편이고, 대부분 도시에서는 쌀 1kg이 시장에서 6000원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 16일 조사된 양강도 혜산시 시장 쌀값은 직전 조사 당시(3일)보다 100원 하락했지만 여전히 6000원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그밖에 농촌 지역의 주민들은 쌀 1kg에 6000원이 넘자 쌀을 사 먹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고, 대체제인 강냉이(옥수수)마저 수확 후에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아 식량 구매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올해는 가을걷이 후 수매 양정 사업이 완전히 끝난 후에도 낟알 가격이 많이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이나 로씨야(러시아)에서 곡식을 수입해 오지 않으면 절량세대가 무수히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