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성 후방총국 산하 왕대추 농장이 중앙당 소속으로 소유권이 이전되는 과정에 특수작전을 기본 임무로 하는 폭풍군단(11군단)이 동원돼 군(軍) 내부에서 문제가 제기됐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정예부대인 폭풍군단이 상당수 인원을 국경봉쇄 작전에 장기간 투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안으로 인원이 추가로 이탈되자 내부에서 ‘전투력에 흠집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는 것이다.
데일리NK 북한 내부 군 소식통은 25일 “이달 초 중앙당 지시에 따라 국방성 후방총국 소속 황해북도 상원군의 왕대추 농장이 금수산태양궁전 경리부 산하 농장으로 넘어가 인계인수작업이 16일부터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일명 ‘귀족 과일’로 불리는 왕대추가 대량 생산, 재배되는 이곳 상원 왕대추 농장은 감과 살구 교배 연구 성공으로 얻은 우량종 단양 살구가 나오기도 하는 유일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상원 왕대추 농장의 생산물은 군 총정치국, 총참모부 등 군 핵심 기관 간부들도 1년에 한 번 가을 과일로 공급받고, 귀한 손님들에게 선물용으로 쓸 정도로 북한에서는 고급 과일로 정평이 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중앙당은 이달 초 상원 왕대추 농장을 중앙당 산하 금수산태양궁전 경리부 소속으로 넘길 것을 결정하고 이를 군 국방성에 통보했다.
소식통은 “중앙당은 공화국 북반부에서 유일하게 성공한 왕대추 농장이 군인들의 먹거리를 해결하는 주요 부업지가 아니고 특정 군 간부들에게만 공급되는 과수 기지로 돼 당정책에 어긋나므로 중앙당이 직접 관리하겠다고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앙당은 군 총정치국을 통해 총참모부 명령을 내려 인수인계 과정에 폭풍군단 인원을 동원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대추 수확철에 불가피하게 인계인수가 진행돼야 하는 특수한 조건이니, 최정예 부대인 폭풍군단 인원을 동원해 농장 인계인수와 수확을 철저히 보장하도록 하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소식통은 “상원 왕대추 농장에서는 현재 전면 전투 무장한 폭풍군단 군인들이 안팎에 상시 보초를 서고 주야로 순찰하고 있으며, 수확물 반출이나 호송 등 농장의 모든 일을 감시하고 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올해 농장에서 수확된 왕대추는 전부 금수산태양궁전 경리부 공급소로 입고되고 있다고 한다.
다만 폭풍군단 지휘부에서는 크고 작은 일에 폭풍군단 인원이 동원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 총참모부에 문제 제기를 올려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폭풍군단 참모부에서는 가뜩이나 국경봉쇄로 인원이 빠져있는 데다 (동기)훈련 준비 기간에 왕대추 농장 인수인계 작업에까지 동원돼 전체 편제 인원의 20%가 빠져 있어 폭풍군단의 기본 전투력이 상실돼 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말했다.
특히 폭풍군단 참모부는 왕대추 농장 무장 보초나 수확 감시 등 기본 임무와 동떨어진 사안에는 동원을 자제해달라는 점을 총참모부에 제의한 상태라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현재 총참모부는 폭풍군단의 외부 동원 인원이 20% 이상 넘어가지 않게 상부와 잘 조율하겠다는 의견이지만, 이번 사안은 중앙당의 지시라 인민군 당위원회에 제의해도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면서 사실상 속수무책인 실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