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도 연로보장 세대에 감자 배급 無…수확량 감소 영향인 듯

경제활동 하지 않는 세대들 '식량난' 직면…소식통 "굶어 죽는 경우 속출할 것"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공개한 양강도 감자수확 현장의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의 감자 최대 생산지인 양강도의 감자 수확량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올해는 연로보장자(정년퇴직자) 세대들에 감자가 배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25일 데일리NK에 “이달 10일부터 혜산시에서 감자 배급이 시작됐으나 올해는 연로보장 세대들에 감자를 배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강도에서는 매년 가을철이면 동사무소를 거쳐 연로보장 세대들에 감자가 배급됐다. 직장 배급용이나 시장에서 판매되는 감자보다 알이 작을 뿐 매년 연로보장 세대에는 세대당 평균 200~300kg의 감자가 배급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해마다 감자 수확량이 감소하면서 연로보장 세대들에 배급되는 감자의 양이 점점 줄어 작년에는 세대당 감자 70kg씩만 배급됐다고 한다. 그런데 올해는 그마저도 어려운지 배급이 아예 없다는 전언이다.

양강도 주민들에게 감자 배급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알곡이 없으면 배급받은 감자로 떡이나 국수 등을 해 먹으며 끼니를 해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로보장 세대들은 가을철 감자 배급을 상당히 기대한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하지만 올해는 연로보장 세대들이 감자 배급을 받지 못해 벌써 먹는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더욱이 내년은 흉년 중의 흉년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돌면서 일반 주민들 속에서조차 “내년은 또 어떻게 살아가냐”며 내년 식량 사정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2년 전까지만 해도 연로보장 세대들은 배급된 감자를 두고 알이 작다든지, 양이 적다든지 온갖 불평을 늘어놓았으나 생활이 더 어려워진 올해는 멍든 감자조차 배급받지 못해 아우성을 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소식통은 “감자 배급을 정상적으로 받을 때는 사람들이 감자를 시장에 내다 팔기도 했는데 올해는 감자를 파는 주민들도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파는 사람보다 사겠다는 사람만 늘어나고 있어 수확철에도 감자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현재 혜산시장에서는 감자가 1kg당 1500~2000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같은 시기 감자 1kg 최고가가 1700원이었는데 올해는 최고가가 그보다 300원 오른 2000원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더욱이 올해는 감자 수확량이 저조해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은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연로보장 세대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감자 배급을 전혀 받지 못한 연로보장자 세대들은 올해 겨울을 시작으로 식량난이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굶어 쓰러지거나 죽는 경우들도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