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가을걷이와 낟알 털기를 최단기간 내에 끝내 올해 농사를 성과적으로 결속해야 한다고 독려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 양강도에서는 수확철에 농민들이 빚에 쫓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18일 데일리NK에 “양강도 농민들이 수확 시기를 맞았으나 빚 단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봄에 빌린 것을 가을한 것으로 물어야 하는데, 농사 작황이 좋지 않고 곡물 허실도 강하게 단속하고 있어 빚 물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북한 농촌에서는 보통 4월 말부터 곡식이 바닥나 식량 사정이 가장 어려운 때인 보릿고개에 들어선다. 이 시기에 도시의 돈주들과 상인들은 농촌지역을 오가며 돈이나 식량을 꿔주기도 하고 필요한 물건을 외상으로 주는데, 대신 수확철인 가을에 꿔준 것의 몇 배의 값을 받아내는 식으로 이득을 남긴다.
올해 가을에도 도시의 상인들이 외상값을 받아내기 위해 이달 초부터 농촌에 밀려들고 있으나 가뭄과 폭우, 태풍피해로 작황이 안 좋은데다 곡식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단속도 강화돼 농민들이 빚에 쫓기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실제 갑산군 평화리의 한 주민은 올해 봄에 강냉이(옥수수) 40kg을 다른 주민에게 꿔 먹고 현재까지 이를 갚지 못해 빚 독촉을 받고 있다.
아울러 올해 봄 상인에게서 감자 150kg를 꿔 먹은 양강도 풍서군의 한 주민은 지난 8일 빚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신파군 강하리의 한 주민은 올봄에 식량을 빌려준 상인으로부터 “가을이 다 됐는데 언제까지 상황 타령만 할 것이냐”는 타박을 들었고,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던 끝에 결국 폭행으로 이어져 안전부 걸음까지 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국가가 주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주민들끼리 서로 싸우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며 “내년도 식량 사정이 올해보다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돈이나 식량을 꾸어준 사람들도 빚 받아내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