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2차 접종 실시…나선 무역일꾼 접종에 북러 교역 기대감↑

북중·북러 교역지 중심으로 우선 접종 실시한 듯…코로나 백신이라고는 안 밝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7일 “선진 의료기술의 도입이 곧 치료사업 실적”이라며 “의료봉사의 질을 개선하자”고 독려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일부 주민들을 대상으로 백신 2차 접종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무역이 이뤄지고 있거나 앞으로 무역 확대 가능성이 큰 지역에서 우선 접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18일 복수의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지난달 말부터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남포시 그리고 평양시 일부 주민들에 대한 백신 2차 접종을 실시했다.

본보는 앞서 북한이 지난 8월 중순부터 신의주시와 남포시, 그리고 평양 일부 구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백신 1차 접종을 실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김정은 백신 접종 언급하더니…신의주·남포선 이미 접종 시작)

신의주의 경우 지난달 23일과 24일 양일간 각 인민반 동사무소나 진료소에서 백신 2차 접종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신의주시 2차 접종 대상 주민은 18세부터 59세까지다. 지난 8월 중순 실시된 1차 접종 대상은 만 3세 이상 주민이었지만, 이번 2차 접종에서는 어린이와 청소년 및 60세 이상 노인들이 대상에서 제외됐다.

특히 당뇨를 앓고 있던 주민 수명이 1차 접종 후 사망한 사례가 있어 이번 2차 접종에서는 당뇨 환자를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전언이다.

실제 백신 1차 접종 후 갑자기 사망한 사례가 있었으나 현재 북한에서 질병이나 굶주림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아 이것이 백신에 의한 사망인지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 사인을 명확하게 밝히기가 쉽지 않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남포시와 평양시 중구역에서도 지난 8월과 9월 초 백신 1차 접종에 이어 최근 2차 접종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남포시와 평양시 역시 마찬가지로 이번 2차 접종 대상자에서 어린이와 청소년, 고령의 노인은 제외됐다.

이런 가운데 앞서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평양시 주변 구역 주민들이 현재 1차 접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평양시는 현재 평양에 거주하고 있지만 거주 승인을 받지 못한 지방 출신 거주자에 대해서도 백신 접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백신 접종 대상 지역에 새롭게 포함된 지역은 북동부에 위치해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선특별시다.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나선의 경우 전체 시민을 백신 접종 대상으로 하지 않고 무역 관련 업종 종사자들만 선별적으로 접종받았다. 실제 무역기관 소속 일꾼들이나 선봉항·나진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이번 백신 접종 대상에 포함돼 1차 접종을 마쳤다고 한다.

특히 두만강역에서 일하는 역무원과 화물열차 관련 사업소 노동자들이 이달 초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해 현지에서 북러 간 열차 교역이 곧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번에도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게 백신의 이름이나 종류를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단지 “국가의 보건의학적 정책에 따른 예방주사”라며 “돌림감기(독감)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설명할 뿐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국이 2차에 걸쳐 무료 백신 접종을 실시하자 주민들은 이를 코로나 백신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일부 보건의료 부문 일꾼들을 통해서 해당 백신이 중국에서 들여온 코로나 백신이라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중국에 광물을 주고 백신을 받았다더라’, ‘코로나 백신 중에 가장 좋은 것은 미국 백신이고 중국 백신은 효과가 좋지 않다더라’는 등의 말이 돌고 있다는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