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백신 접종 언급하더니…신의주·남포선 이미 접종 시작

한 달 뒤 2차 접종 예고해 주민들 코로나 백신으로 받아들여…중국산이라는 소문도 확산

예방접종하는 북한 의료진과 아동. /사진=연합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백신 접종을 언급한 가운데, 이미 북한 일부 지역에서는 백신 접종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관련 증상자가 많은 곳부터 접종을 시작했다는 전언도 나왔다.

평얀북도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에 “지난달 중순께부터 신의주시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성인 남녀는 물론 만 3세 이상 어린이와 노인들도 백신 접종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신의주 주민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면서 코로나 백신이라 명확히 안내하지는 않고 대신 ‘돌림감기(독감)와 열병을 예방하는 주사’라고 설명했다. 다만 8월 중순부터 말까지 1차 접종을 실시하고 한 달 뒤 2차 접종을 실시한다고 안내해 주민들은 코로나 백신 접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백신 약병 표면에도 특별히 표기가 돼 있지 않지만, 백신을 접종하는 보건부문 일꾼들을 통해 해당 백신이 중국산이라는 소문도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다른 지역의 소식통들도 북한 내에서 일반 주민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평양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기관 기업소, 학교 등에서 백신 1차 접종을 시작했다. 학교의 경우 9월 1일 개학 후 다음날부터 접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에서도 공식적으로 코로나 백신이라고 밝히지 않고, 외국에서 들여온 독감 주사라고만 설명했다는 전언이다.

현재 북한에서 중국과 물자 교류가 가장 많은 도시인 남포특별시도 지난달 초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고 한다.

남포의 경우 최근 발열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백신 우선 접종 지역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본보의 취재 결과 남포에서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중심으로 코로나 유사 증상자가 급증했고 사망자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심각성을 느낀 당국이 지난 1일 개학일부터 남포시에 거주하는 학생들을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분리해 각각 다른 시간대에 등교하도록 조치했다. 이런 상황에 남포시는 학교를 백신 접종 우선 대상으로 정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8일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와 여러 나라 보건 전문기관들에서 올겨울 신형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전파와 함께 위험한 돌림감기(독감)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며 “우리 방역 전문가들은 지난 5~6월에 악성 전염병을 경과하면서 우리 사람들 속에 형성되었던 항체력이 10월경에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왁찐(백신) 접종을 책임적으로 실시하는 것과 함께 11월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전 주민이 자체의 건강 보호를 위해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하도록 해야 하겠다”며 백신 접종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미 평양을 비롯해 중국과 접촉이 많은 도시를 중심으로 백신 접종이 시작된 만큼 조만간 양강도, 함경도, 강원도 등 다른 지역들에서도 순차적으로 백신 접종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