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양시 화성구역에 건설 중인 화성지구 1만 세대 살림집 가운데 일부 고층 살림집의 화장실 내부 물탱크 자리를 마감 시공 계획안에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데일리NK 평양 소식통은 “지난 10일 화성지구 1만 세대 살림집 건설 총지휘부에 40층 살림집 2개 동을 비롯한 고층 살림집의 11층 세대부터 그 위로 세면장(화장실) 내부에 3~5t 물탱크 자리를 별도로 확보해 주라는 중앙의 첨부 시공 계획 지시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화성지구 살림집 건설 사업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40층짜리 쌍둥이 아파트의 고층 세대 내부에 특별히 물탱크를 넣을 공간을 마련하라는 추가 지시가 내려왔다는 뜻으로, 이는 북한의 열악한 급수 실태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화성지구 40층 쌍둥이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는 11층부터 세대별 화장실 내부 측면에 물탱크 자리를 마련하고 삼중 방수 미장과 타일 붙이기 작업을 추가로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지난 3월과 5월에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께서 비공개 건설장 현지지도를 하시면서 ‘중구역 만수대거리 아파트에도 이틀에 한 번 아침 1~2시간만 수돗물이 나오고 있는데 화성지구 40층 2개 동 살림집에 물탱크를 해줘야 물을 양껏 톤으로 받아놓고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신 것이 이번 지시가 내려진 원인이라는 게 건설 총지휘부에서 나오는 말”이라고 전했다.
집권 초기 노동당 청사가 있는 평양의 중심지 중구역에 지어진 만수대거리 아파트의 급수 실태를 알고 있는 김 위원장이 화성지구에 지어질 고층 아파트 세대의 급수 문제도 직접 신경을 쓰고 발언한 것이 시공 계획에 전적으로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중앙에서는 원수님의 사랑과 배려를 실천한다는 뜻에서 빠르게 내부 마감 시공계획을 수정했고, 현장에서도 이에 호응해 지시를 집행 중이라는 것이다.
소식통은 “화성지구 살림집 건설 총지휘부에서는 이번 세면장 물탱크 시공 작업이 추가됐다고 해서 올해 12월부터 내년 2월 사이 준공검사에 들어간다는 기존 총건설 계획에 차질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하면서 현장 지휘부들을 통해 일별 시공 평가를 엄격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해 1월 8차 당 대회에서 향후 5년간 평양시에 5만 세대 이상의 살림집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지난해 송신·송화지구에 이어 올해 화성지구에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