잣 국가밀수 조짐에 발빠르게 움직여… “무조건 싼 값에 거두라”

외화벌이 단위들 잣 수매 나서…국경봉쇄로 밀수 막힌 주민들 "국가가 싼값에라도 사가니 다행"

북한 양강도의 한 농촌마을 뒤로 잣나무림(빨간 원)이 보인다. /사진=데일리NK

본격적인 잣 철을 맞으며 북한 대외경제성이 도 무역국들에 국가밀수용 잣을 빨리 거둬들이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29일 데일리NK에 “잣 철이 한창인 것과 관련해 전국적으로 도 무역국들이 나서서 도내의 잣들을 빠짐없이 사들일 데 대한 지시가 내려졌다”며 “양강도에서는 각 곳의 임지마다 잣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개인 잣 밀수를 철저히 차단·통제하면서 주민들이 수확한 잣을 무조건 싼 값에 사들여 국가적으로 중국과 은밀히 밀거래에 나설 방침으로 알려졌다.

실제 대외경제성은 개인 밀수꾼들이 국경에 범접하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 잣 국가밀수를 진행할 것이라며 지난 8월에 일차적으로 잣을 하루빨리 거둬들이라는 지시를 내렸고 이달 5일에도 또다시 같은 지시를 내렸다는 전언이다.

코로나 이전에는 개인이 직접 잣을 밀수해 국가 외화벌이 사업소들이 비싼 값에 잣을 사들여 무역을 벌였으나 코로나 사태 이후 근 3년간은 국경이 봉쇄돼 밀수가 막히면서 잣값이 크게 오르지 않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강도내 시·군 외화벌이 사업소들은 이런 기회에 잣을 싼값에 사들이느라고 용을 쓰고 있는데, 잣을 따고도 국경봉쇄로 밀수판로를 뚫을 수 없는 주민들은 전에는 비싼 값에 넘겼던 잣을 외화벌이 사업소들에 울며 겨자먹기로 싼값에 넘기면서 단 몇 푼이라도 더 남기려 하고 있다.

소식통은 “양강도 보위국과 안전국도 덩달아 이 기회에 돈을 벌어 국가계획 수행에 나서야 한다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며 “그래야 다음해 잣 철이 올 때까지 그 돈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서 시·군 보위부와 안전부들에 은밀하게 움직이라고 내적으로 포치했다”고 말했다.

이렇듯 여러 단위에서 더해 다른 도의 외화벌이 기관들까지 잣 수매에 나서면서 주민들은 ‘전염병 2년간 잣이 있어도 팔지 못하고 집에서 까먹고 썩어나갔는데 올해는 국가가 나서서 싼값에라도 사가니 다행’이라며 잣나무에 올라 잣을 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소식통은 “대외경제성은 이번 잣 밀수를 양강도에서는 대홍단군 삼장세관을 통해 할 것이라고 지목했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