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강도 국경 폭풍군단 부대서 탄창 분실 사건 발생…검열조 급파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 후 무기 점검 과정서 드러나…주민들 "군 기강 해이 보여주는 단면"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 압록강변에 설치된 북한 초소. /사진=데일리NK

북한 자강도 자성군 국경 지역에 파견된 폭풍군단 중대에서 탄창이 통째로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해 해당 부대와 주둔 지역에 비상이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부 군 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에 “자성 국경 연선에 파견된 폭풍군단 직속 중대에서 공탄 3발과 실탄 7발 등 10발의 탄이 든 탄창 1개와 빈 탄창 3개를 분실한 것으로 확인돼 군단 지후부에서 검열조가 내려와 중대 병실, 훈련장, 무기고, 근무 생활 전반을 검열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부대가 탄창 분실을 인지한 건 지난 16일이었다.

폭풍군단 지휘부는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 이후 국경에 임시 투입된 폭풍군단 소속 대대, 중대들에 국경봉쇄 임무 재확립 차원에서 전투 임무 시 소지했던 무기 및 탄창 실태 검열과 점검 사업을 지시했는데, 군단 병기부의 입회하에 진행된 사업 집행 과정에서 4개의 탄창이 분실된 것이 확인됐다는 전언이다.

이후 자체적으로 수색을 벌였으나 이를 찾지 못해 결국 군단 지휘부에 보고했고, 결국 평안남도 덕천에 있는 폭풍군단 지휘부에서 검열조가 급파됐다는 설명이다.

지난 18일 현지에 내려온 검열조는 사건조사에 착수하자마자 이번 사업에 동원됐던 군인 10여 명을 구류했고 그들이 평소 드나든 사택들에도 수색을 벌였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해당 중대가 탄창이 분실된 사실을 상당 기간 모른 채 근무해온 것으로 드러나 더욱 문제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2년 넘게 국경에 파견된 폭풍군단이 모든 것을 자력으로 해결해야 하는 조건에 부업과 작업, 근무까지 모두 일과로 집행하며 무기전투기술기재 관리에 소홀했다가 결국 사달이 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검열조는 무기 점검을 지시하지 않았다면 올해는 물론 철수할 때까지도 이를 몰랐을 것이라며 국경 지역에서의 탄창 분실 사건은 혁명의 수뇌부 안전과 직결된 엄중한 사안이라고 질책하고 있다”며 “검열조가 군인들의 잠을 안 재우고 심리 고문과 구타까지 하면서 탐문 조사하고 있지만, 언제 어떻게 없어졌는지 모르는 탄창의 회수가 어렵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검열조는 군단 지휘부의 내적 지시를 받아 군인들이 근무 수행 중 탄창을 압록강에 빠트린 것으로 증언을 받아 사건을 조용히 종결시키려 하고 있다고 한다. 분실한 탄창을 찾지 못하는 이유를 어떻게든 만들어내기 위해 거짓 진술을 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폭풍군단
11군단(폭풍군단) 산하 1973군부대 군인들이 훈련 중인 모습. 1973 군부대는 특수부대로, 서울 침투 등 후방교란 임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소식통은 “폭풍군단 지휘부가 서둘러 사건을 덮으려 하는 것은 탄창 분실 시점을 정확히 모르는데 사건을 계속 파헤쳐봐야 나올 게 없기 때문이고, 여기에 더해 ‘몇 년 동안 폭풍군단이 인민들을 못살게 굴면서 밀수도 못 하게 하더니 결국 대형 사고는 인민들이 아니라 폭풍군단이 쳤다’며 국경 민심이 좋지 않은 것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으로 부대 인근의 주민 마을도 수색대상이 되면서 주민들에게도 이 일이 모두 알려지게 됐고, 이에 자성 국경주민들 속에서는 ‘군의 기강 해이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쓴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소식통은 “주민들은 폭풍군단도 본 부대를 떠나 오랜 시간 낯선 국경에서 불빛 찬란한 강 건너 중국을 쳐다보고 근무 서니 기강이 예전 같지 않아 탄창까지 잃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현재 탄창 분실 사건이 발생한 부대 인근의 국경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는 이번 사안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며 후에 탄창이 발견되면 군(郡) 보위부 반탐과로 조용히 제출하라는 포치 사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자성군 보위부 반탐과는 분실 탄창이 반(反)공화국 적대분자, 불순분자들의 손에 들어가면 혁명의 수뇌부를 위해할 수 있다면서 분실 내용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조용히 탄창을 찾아야 한다면서 주민들도 은밀히 신고할 것을 포치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자성을 비롯해 중강, 만포, 위원 등 자강도 북중 국경 지역의 인원 유동과 물류 검열이 더욱 엄격해지고 까다로워졌다는 전언이다. 이는 사라진 탄창이 외부로 유출되는 일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고 소식통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