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본 북녘] 김정은 원산별장과 유람선…호화의 극치

내외신 보도에 의하면, 북한 김씨 패밀리 전용 호화별장이 20~30여 곳으로 알려진다. 김정은이 고향인 강원도 원산에 있는 별장시설을 애용한다는데, 2013년에는 미국의 전직 NBA 농구 스타 데니스 로드맨과 일행을 두 번 초청하여 향락을 즐겼다고 한다. 이곳 원산별장에는 호화유람선과 선착장 및 승마장, 사격장은 물론이고, 물놀이장과 기타 화려한 유흥시설들을 다수 겸비하고 있다.

원산별장에 있는 대형 유람선에 대해서는 특히 외신의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NK Pro는 지난해 4월 13일 기사에서 크기별로 4척의 호화유람선이 있는데 50m, 55m, 60m 및 80m의 길이가 각기 다른 4척의 대형 유람선이 있다고 분석하였다.

원산에 있는 전용 별장시설의 유람선 선착장과 해수욕장의 모습은 그림 1과 같다. 참고로, 이곳 해변 일대 백사장에는 곱고 부드러운 모래가 길게 펼쳐져 있어 예로부터 명사십리로 유명한 곳이다. 김정일도 살아생전 이곳에서 낚시와 해수욕을 즐겼다고 한다. 백사장은 좌에서 우로 530m 길이로 펼쳐져 있다.

그림 1. 강원도 원산에 김정은 전용 별장시설과 해수욕장,그리고 대형 유람선 선착장이 있다. 김정은이 2013년 로드맨과 오찬을 함께 했다는 오찬장 건물도 보인다. /사진=구글어스 영상

그림 1에는 10여 동의 크고 작은 다양한 전용 별장시설이 있고, 선착장에는 60m 길이의 가분수형(후미보다 선미가 넓은) 유람선 1척이 계류되어 있다. 오른쪽에는 이동식 갠트리크레인도 보인다.

이곳에서 동남방 5km 정도 떨어진 거리에는 선박 수리/정비 도크가 있다(그림 2). 대형 유람선은 이용 중에는 그림 1의 선착장에서 식별되다가, 평상시에는 대부분 아래 그림의 수리 도크에서 관측된다.

그림 2. 강원도 원산에 있는 선박 수리/정비 도크의 모습이다. 대형 유람선 4척이 소형 호화보트와 함께 정박돼 있다. /사진=구글어스 영상

그림 2의 수리도크에 4척의 대형 유람선이 함께 모여 있다. 오른쪽의 것이 길이 80m의 초대형 유람선이다. 그 왼쪽 옆에는 50m 길이 유람선이 있고, 맨 위에 55m, 그 바로 밑에 60m 짜리가 있다. 이곳에는 대형 유람선 4척 외에도 소형 호화보트가 여러 대 겸비되어 있다.

그림 1과 2를 통하여 김정은 전용 대형 유람선 5척이 모두 식별되었다. 이 호화유람선 5척을 그림 3에서 같은 비율로 나란히 확대 배열하고, 각각의 길이와 특징들을 살펴보았다.

그림 3. 김정은 전용 대형 유람선 5척을 같은 비율로 배열하고 비교하였다. 가운데 60m×9m 크기 유람선은 2017년 11월 이후 종적을 감췄는데, 외신에 의하면 퇴역한 것으로 알려진다. 호화유람선은 4척이 남았다. /사진=구글어스 영상

그림 3에서 좌측 작은 것은 50m 길이에 폭이 9m이고, 다음은 55m 길이에 폭이 9m이다. 가운데 유람선은 길이 60m에 폭이 9m인데, 2017년 11월 4일 갑판지붕이 철거된 채 발견된다. 이후로는 종적을 감추는데, NK Pro 기사(2020.05.01.)에 의하면 “decommissioned(퇴역)”한 것이라고 한다. 수명이 다 되어서 해체시킨 것 같다.

오른쪽에서 두 번째 유람선은 길이가 60m이고 폭이 상단은 11.5m, 하단은 7m로 머리가 큰 가분수형이다. 맨 오른쪽이 길이 80m×폭 15m의 초대형 유람선이고, 갑판 위에 워터슬라이드(4-륜)와 수영장 시설을 갖춘 웅장한 위용을 자랑한다. 선상 수영장 규격은 폭 10m에 길이는 국제규격 50m로 측정된다. 수영장에는 물이 채워지지 않았고, 4개의 레인(폭 2.5m)으로 구성돼 있다. 80m 길이의 유람선은 2002년 영상에서도 식별되는 것으로 보아 김정일 시절에 도입된 것으로 보인다.

호화 사치품은 유엔 제재에 의해 대북 거래 금수품목으로 지정되어 있어 대형 유람선 추가 도입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호화 사치품을 비밀리에 구매해 들여가는 걸 보면, 빠져나갈 구멍을 잘도 찾는 것 같다. 촘촘한 국제사회 제재 망을 빠져나가는 재주가 비상하다.

한편, 아래 그림 4의 최근 영상을 보면, 길이 55m와 80m 유람선이 수리 도크에 나란히 붙어 정박해 있는데, 55m 유람선의 갑판 위 지붕 색상이 적갈색 계통으로 바뀌었다. 그림 3의 녹색 지붕과 비교하면, 길이도 20m에서 40m로 배로 늘어났다. 갑판지붕 디자인에 변화를 준 것 같다.

그림 4. 수리/정비 도크에서 55m 유람선의 갑판지붕 길이가 2배로 늘어났고, 색상도 녹색에서 적갈색으로 바뀐 것이 식별된다./ 사진=구글어스 영상

그림 4에서 80m 초대형 유람선을 보면, 수영장에 물 채우고 최고 존엄께서 기쁨조에 둘러싸여 워터슬라이드 타고 내려오며 향락을 즐기는 모습이 연상이 된다. 미희들의 소프라노 비명소리가 바다소리와 함께 메아리쳐 들리는 것 같다.

한편, 유람선 선착장 서남방 1.2km 거리에는 승마장과 송도원 철도역이 있다(그림 5).

그림 5. 김정은 전용 승마장과 송도원 기차역의 모습이다. 조명시설이 설치된 승마장 트랙 길이는 630m이다. 비행장이 있던 자리인데, 2019년 철거하고 승마장이 들어선 것이다. /사진=구글어스 영상

그림 5에서 승마장 트랙 주위에 조명시설로 보이는 가로등이 33개 설치되어 있다. 김정은이 스위스 유학 시절부터 승마를 취미로 즐겼다는데, 이곳에서는 야간에도 불을 대낮같이 밝혀놓고 한밤의 승마를 즐기는가 보다. 본래 승마장 자리는 김정은 전용 비행장이 있던 곳인데, 2019년 여름~가을경에 활주로와 시설들을 철거하고 승마장을 건설한 것이다.

그림 6. 데니스 로드맨이 “하와이나 스페인 휴양지보다 낫다”고 극찬한 환상의 섬들. 강원도 통천 앞바다에 있다. /사진=구글어스 영상

2013년 2월과 9월 북한을 두 번 다녀온 미 프로농구(NBA) 스타 출신 데니스 로드맨이 영국 일간지 ‘The Sun’과 인터뷰한 기사(2021.10.17.)에 의하면, 전용 호화별장은 7성급에 해당하는 최고급 호텔이었으며 특히, 이곳 섬들의 분위기는 하와이나 스페인 유명 휴양지 이상으로 환상적이었고, 미국의 최고 갑부들도 누려보지 못했을 것이라고 극찬하였다. 또한, RFA 보도(2013.10.23.)에서는 로드맨이 당시 60m짜리 대형 요트를 탔다는데, 화려하게 장식된 내부에는 실내 수영장까지 갖췄다고 한다. 아마 그림 3의 80m 대형 유람선을 말하는 것 같다.

그림 6은 로드맨이 말한 그 환상의 섬들이다. 원산별장에서 동남방 47km 거리이며, 고 정주영 현대그룹 초대회장의 고향인 강원도 통천 앞바다에 있다. 왼쪽부터 사도(4.6ha), 동덕도(5.9ha), 전도(2.8ha)라고 불리고, 접안 시설과 다양한 별장시설들이 갖춰져 있다. 수심 깊은 동해안 맑고 푸른 바닷가에 호화별장 지어놓고 기쁨조 환대 누리면서 받는 호사에는 극락이 따로 없을 것이다. 일약 스타로서 누릴 것 다 누려봤을 로드맨이 감탄하고 극찬할 정도면, 우리 일반인들에게 그게 어느 정도일지 감히 상상이 안 된다. 이후로도 로드맨은 그걸 잊지 못하고 김정은이 또 언제 초청 한 번 안 해주나 하고 그리워하는 것 같다.

백성들 몰래 김정은이 호화 사치를 비밀스러운 곳에서 혼자 누리자니 심심하고 따분했던가 보다. 그래서, 로드맨과 일당을 불러놓고 돈 자랑 권력 자랑을 했던가 보다. 불쌍한 백성들은 영문 모르고, 지도자가 인민들 걱정에 ‘줴기밥’(주먹밥)과 ‘쪽잠’(토막잠)으로 고생한다고 걱정한다니 공산주의 우상화 선전 선동이 무섭긴 무섭다.

지난 시절에 국내 고귀한 신분의 모 최고 존엄 부인이 거액의 고급 의상 수백 벌을 국내외 전문 장인들로부터 맞춰 입고 또한, 보석 등 귀금속 장식으로 한껏 멋을 내 치장하고 인생 버킷리스트 관광명소만을 찾아서 세계 수십 곳을 1호 비행기 타고 콧바람 쐬며 돌아다녔다고 한다. 또 어디서는 초대형 유람선에서 극락이 따로 없는 호화 사치를 누린다는 등의 이야기가 먼 나라 얘기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그런 사치 행각이 이 땅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니 남이나 북이나 지도자를 잘 만나야겠다. 북녘 동토에는 언제 봄날이 올 것인가(?).

끝으로, 이몽룡의 시 한 수 소개한다. “금잔의 아름다운 술은 천인의 피요. 옥 쟁반 위에 기름진 안주는 만백성의 원망 소리라. 촛농 떨어질 적에 백성 눈물 떨어지고, 노랫소리 높은 곳에 원망소리 또한 높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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