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조선은 철전지 원수”…계급교양으로 대남 적개심 고취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 직후 대대적으로 선동… "외부물자 경각성 높이라" 강조하기도

19년 6월 초 함경북도 삼봉 모습. / 사진=데일리NK 소식통

북한이 ‘남조선(남한)은 철전지 원수’라는 내용으로 주민 계급교양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에 “함경북도는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 계기로 중앙의 지시에 따라 도안의 모든 공장 기업소들과 학교들, 주민들 속에서 남조선 괴뢰도당이 우리의 주적임을 명심하게 하는 계급교양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청진시에서는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가 진행된 바로 다음 날인 11일부터 시내 모든 일터와 학교, 동사무소들에서 아침 독보시간, 저녁 총화 시간까지 ‘남조선 괴뢰도당은 우리 인민의 철전지 원수’라는 내용의 계급교양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실제 소식통은 “매일 아침 독보시간에 기관별로 세포비서나 선동원들이 일별 신문 기사 1개와 남조선 괴뢰도당이 우리 공화국을 말살하기 위해 한 행위들을 반영한 계급교양 자료들을 독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저녁 총화 시간에는 ‘오늘의 방역전은 우리 공화국을 압살하려는 남조선 괴뢰들과 제국주의 연합세력과의 총포성 없는 전쟁이다’라는 구호를 부르고 하루를 마치라는 포치가 내려져 집행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국경을 끼고 있는 함경북도는 더 긴장하게 대처해서 적들이 들이미는 이상한 물건들과 외부물자들에 경각성을 높이고 신고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사상을 강조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특히 북한은 외부물자를 몰래 감추어 놓고 있는 대상들에 대해서는 엄격한 조사를 진행하며, 주민들 속에 신고체계를 철저히 세워 신고자들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보상해주는 신고 보상 제도를 활용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는 내부 코로나 확산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고 있는 북한의 태도와 연관된 것으로, 앞서 북한은 코로나 발생 원인으로 남한에서 온 ‘색다른 물건‘을 지목한 바 있다.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도 최근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 토론을 통해 “우리가 이번에 겪은 국난은 명백히 세계적인 보건 위기를 기화로 우리 국가를 압살하려는 적들의 반공화국 대결광증이 초래한 것”이라며 “만약 적들이 우리 공화국에 비루스(바이러스)가 유입될 수 있는 위험한 짓거리를 계속 행하는 경우 우리는 비루스는 물론 남조선당국 것들도 박멸해버리는 것으로 대답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코로나 사태를 대남 적개심 고취에 활용하면서 이를 통해 주민 결속을 강화하고 국경을 더욱 철저히 봉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소식통은 “함경북도 당위원회는 도 소재지와 중심도시들, 특히 국경 지역에서 또다시 유열자(발열자)가 발생해 (전염병) 사태가 벌어진다면 국가최대비상사건으로 우리 국가를 전복하고 허물어지기를 바라는 자들의 이적행위로 보겠다면서 보건의료방역 일꾼들도 단호한 법적 처벌에 넘겨질 것이라고 단단히 엄포를 놓았다”고 말했다.

이에 도내 간부들은 혹시라도 문제가 발생할까 속앓이를 하면서 어떤 수단과 방법을 다해서라도 집단감염 사태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외치고 있으며, 주민들은 이런 분위기에 공포감과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형편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