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지방당에 국경봉쇄 작전 투입 군부대 식량 보장 지시

함경북도당 식량 해결 관련 긴급회의 진행… "지방에 문제 또 떠넘겨" 불만 목소리도

함경북도 나선 두만강역 두만강동 북한군 초소
북한 함경북도 나선시 두만강역 근처의 북한군 초소. /사진=데일리NK

북한 국경 지역의 당 및 정권기관들에 국경봉쇄 작전을 수행 중인 군부대들에 대한 식량 보장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 직후 지방 당위원회들과 인민위원회들에 ‘비상방역의 최전방을 지켜선 전초병들의 식량문제를 해결해주라’는 지시를 하달했다.

북한은 이번 지시를 통해 “비상방역의 최전방에서 묵묵히 맡은바 임수를 수행하고 있는 군인들이 배고픔을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며 “특히 국경을 지키는 국경경비대와 폭풍군단 군인들의 식량문제를 도당과 인민위원회에서 직접 책임지고 해결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 지시에는 군인 가족들의 식사도 보장해 군인들이 가족의 생계 걱정 없이 임무에만 충실할 수 있도록 각 당위원회가 책임지고 식량을 풀어주라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함경북도 당위원회는 지난 12일 당, 행정, 사법 일꾼은 물론 각 기관기업소의 책임일꾼들을 모아 놓고 긴급회의를 진행했다는 전언이다. 이 회의에서는 현재 국경봉쇄 임무를 수행 중인 국경경비 27여단과 폭풍군단 부대들에 식량을 책임지고 풀어주는 문제에 관한 토의가 진행됐다고 한다.

당시 도당은 회의 참가자들에게 당의 지시와 사상을 전달하고 “시, 군들에서 허리띠를 다시 매는 한이 있더라도 예비 알곡을 최대한 찾아내 국경을 지키는 군인들에게 보내주자”는 결론을 도출해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 사태는 국경봉쇄에 투입된 군인들의 식량 사정에도 만만치 않은 영향을 미쳤다. 함경북도 국경을 방어하는 국경경비대 27여단의 경우 수개월씩 식량이 공급되지 않아 통옥수수나 죽으로 겨우 끼니를 해결하기도 하고 심지어 군인들이 민가를 습격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군의 부실한 식량 공급에 군인들이 배고픔에 시달리면서 국경 경계근무가 느슨해지자 그 틈을 탄 밀수와 탈북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북한은 국경을 지키는 군인들의 식량문제만큼은 지방 당위원회와 인민위원회들이 반드시 해결해주라는 지시를 하달한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다만 내부에서는 ‘군대 식량은 나라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지 지방 당이나 인민위원회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책임을 전가하는 당국의 처사에 불만을 터뜨리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군인들의 식량문제를 정부가 지방당에 또다시 떠넘긴 것”이라며 “코로나 여파로 모든 재정과 식량이 고갈됐기 때문에 사실 특별한 대안은 없는데 정부에서 지시를 내렸으니 형식적으로 회의도 하고 토론도 하는 척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