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행하는 보위원, 따돌리는 탈북민 가족…“빨치산처럼 행동한다”

일상적인 외출까지 통제받는 북한 내 탈북민 가족들…감시에 큰 부담 느껴 인간관계까지 끊어

북한 국경 지역의 보위부 청사. /사진=데일리NK

북한 내 탈북민 가족에 대한 보위기관의 감시가 계속되고 있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집 밖을 나와 이동할 때면 보위원이 몰래 따라붙어 동선과 접촉 인물을 확인하는 등 일상적인 외출까지 통제받고 있다는 전언이다.

3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은 “지난달 중순 삭주군에 사는 한 탈북민 가족 2명이 신의주시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보위원의 미행을 당했다”며 “돈을 전달받기 위해 송금 브로커와 만나기로 약속한 장소로 가려고 이동한 것인데 보위원이 그 뒤를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탈북민 가족이 집에서 돈을 전달받는 것도 가능하지만, 군(郡)은 시(市)보다 생활권이 좁고 낯선 사람이 나타나면 곧바로 신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이들도 브로커가 집에 오는 것보다 유동 인구가 많은 신의주시로 가서 브로커를 만나는 편이 상대적으로 노출 위험이 낮다고 판단해 움직인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삭주군을 벗어날 때부터 보위원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뒤따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전에도 이런 미행을 여러 차례 경험한 탓에 모르는 척하고 목적지로 향했으나 보위원을 따돌리지 못하면 브로커를 만나 돈을 전달받는 현장이 잡힐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두 사람은 장마당에 들어간 뒤 물건을 구경하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흩어졌고, 그중 보위원이 따라붙지 않은 사람이 재빠르게 장마당을 벗어나 브로커와 접선하고 돈을 무사히 전달받았다고 한다.

소식통은 “탈북민 가족에 대한 감시는 일반 주민들에 비해 3~4배는 더 심한데 그 속에서 살아가다 보니 이제는 주변의 움직임도 매우 빠르게 알아차린다”면서 “이번에도 눈치채지 못했으면 일전 한 푼 써보지 못하고 보위원에게 몰수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류의 외출 목적은 가족이 아니면 알기 어려운 일인데도 보위원이 뒤를 따라붙었다는 것은 탈북민 가족에 대한 감시가 얼마나 촘촘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감시가 워낙 심하니 주민들이 마치 TV에서만 보던 항일 빨치산처럼 행동하게 됐다”며 “보위원의 미행을 따돌리는 일까지 벌어지는 것이 지금 여기(북한)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함경북도에서는 탈북민 가족이 보위원의 미행을 알아차리지 못해 전달받은 돈을 모두 빼앗기고 처벌까지 받는 일도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지난달 18일 한 군에 거주하는 거주하는 탈북민 가족이 돈을 받기 위해 청진시로 이동했다가 붙잡혔다”며 “보위원이 뒤따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돈을 받은 뒤 자리를 뜨려는 순간 현장을 덮쳤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보위원이 군에서 시까지 미행할 것이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당 탈북민 가족은 현장에서 송금액을 모두 빼앗기는가 하면 단련형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주민들은 감시가 지나치다며 혀를 차고 있다. “쌀 한 알 보태주지 않으면서 가족이 보내온 돈이라도 받아 먹고살게 두면 안 되나”, “돈을 빼앗는 것도 모자라 법적 처벌까지 하는 것은 너무하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보위원들은 탈북민 가족들을 돈도 뜯어낼 수 있고, 단속 실적도 올릴 수 있는 대상으로 인식한다”며 “전반적으로 주민 감시가 강화된 데다 보위원들의 개인적인 이해관계까지 맞물리면서 탈북민 가족들이 집중적인 감시 대상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일부 탈북민 가족들은 감시에 큰 부담을 느껴 인민반 동원에 나와도 맡은 일만 하고 다른 주민들과는 되도록 어울리지 않으려 한다”며 “고무줄을 지나치게 세게 잡아당기면 끊어지는 것처럼 도 넘은 감시에 주민들이 서로를 믿지 못하고 경계하며 인간관계까지 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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