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본 북녘] 7차 핵실험 언제 어디서?…풍계리 최근 동향

북한이 6차 핵실험(2017.09.03.) 이후 5년 만에 7차 핵실험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최근 여러 정황을 놓고 실행 시기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유일한 핵실험장이 있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지역 일대를 위성영상으로 살펴보았다. 동서남북 방위의 갱도 네 곳과 지원시설, 인근 철도역과 마을 등 전반에 대한 세부 시설과 관련 정보 등은 38 North, Beyond Parallel, AccessDPRK 및 연합뉴스 등 인터넷 기사와 자료 등을 참조하고 종합하였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2018.05.04. 북한이 국제기자단을 초치, 세계의 관심과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갱도 세 곳의 입구와 지원시설 등을 폭파하였으며 이후 일부 차량 출입 등 소소한 움직임 이외에는 특기할 만한 활동이 없었다. 그러다 올해 3월경부터 폐쇄된 남쪽 갱도 옆에서 새길을 뚫는 것과 핵실험 준비 정황으로 의심되는 활동들이 일부 포착되어 외신들이 앞다투어 이를 보도한 바 있다. 주요 외신은 이곳에서 7차 핵실험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 시기가 언제냐에 대해서는 세계인의 우려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함북 길주군 풍계리 마을에서 핵실험장까지 주위 산악 지형과 전체 모습을 살펴보면 그림 1과 같다. 핵실험장은 첩첩이 산으로 둘러싸인 두메산골 함경산맥의 깊은 계곡에 위치하며, 만탑산(해발 2,205m) 아래 깊은 골짜기에 숨듯이 은거해 있다. 핵실험장에서 남대천이 흐르는 계곡을 따라 직선거리 17.6km를 내려가면 풍계리 마을이 나오고 철도역과 마을 학교도 있다(그림 2). 보도에 따르면 남대천은 이미 핵실험에 의한 방사능 누출로 심하게 오염돼 있다고 한다.

그림 1.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마을에서 산속 깊이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만탑산 밑에 문제의 핵실험장이 세계인의 눈을 피해 은거해 있다. /사진=구글어스
그림 2. 풍계리 마을에는 철도역과 학교가 있고, 남대천을 건너면 입구와 초소가 나오고 이후부터는 삼엄한 경비의 핵실험장 지대가 펼쳐진다. /사진=구글어스

그림 2에서 철도역과 마을 학교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남대천을 건너면 핵실험장 진입로가 나오고, 이후 군 초소 및 경비시설이 포진되어 엄중 방호 하에 일반 출입이 금지된다.

갱도 네 곳이 설치된 문제의 핵실험장을 확대해서 살펴보면 그림 3과 같다.

그림 3.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일대의 전경이다. 갱도는 시기별 굴착 순서에 따라 동쪽, 북쪽, 남쪽, 서쪽 순으로 1번, 2번, 3번, 4번의 번호를 붙여서 호칭한다. /사진=구글어스

그림 3에는 핵실험 갱도가 네 곳이 나오는데, 갱도 굴착 순서대로 번호를 붙여서 1번은 동쪽 갱도, 2번 북쪽 갱도, 3번 남쪽 갱도, 4번 서쪽 갱도라고 부른다. 그래도 번호보다는 방위를 붙여 부르는 것이 통상 명칭으로 쓰인다.

핵실험이 첫 번째로 실시된 1번 동쪽 갱도 지역을 확대해서 그림 4에서 살펴보았다.

그림 4. 1번 동쪽 갱도는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폐쇄되었고, 지금은 자갈 더미만 무성하게 덮여있다. /사진=구글어스

동쪽 갱도에서는 2006.10.09. 1차 핵실험이 실시되었으며, 이후 폐쇄되어 입구가 막혀 있고, 지금은 앞에 자갈 더미만 어지러이 널려있다. 옆에 계곡에는 남대천이 흐른다.

화제의 초점이 된 갱도 세 곳(북쪽・남쪽・서쪽 갱도) 밀집 지역을 확대해서 그림 5에서 살펴보았다.

그림 5. 지원시설을 중심으로 세 개의 갱도가 몰려 있다. 2번 북쪽 갱도에서 지금까지 다섯 번의 핵실험이 있었으며, 2018년 폭파 쇼 이후 모두 폐쇄되었으나, 최근 3번 남쪽 갱도가 복구된 것으로 알려진다. /사진=구글어스

그림 5에서 위에서부터 아래로 북쪽, 서쪽 및 남쪽 갱도가 위치하며, 가운데에는 연병장과 제재소 및 저장창고를 갖춘 지원시설이 있다. 이곳 지원시설에서 갱도 세 곳을 총괄한다.

핵실험이 다섯 번이나 실시된 북쪽 갱도 일대를 그림 6에서 4번 서쪽 갱도와 함께 확대해서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림 6. 2번 북쪽 갱도에서 다섯 번의 핵실험이 있었으며, 2번과 4번 모두 2018년 국제 폭파 이벤트 이후 폐쇄되었다. /사진=구글어스

동쪽 갱도에서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이곳 2번 북쪽 갱도에서 다섯 번의 핵실험이 실시되었다. 김정일이 죽기 전 2009.05.25. 2차 핵실험이 있었고, 이어 김정은이 정권을 무상 상속받은 다음에 성급한 어린 지도자답게 네 번의 핵실험이 서둘러 진행됐다. 2013.02.12. 3차 핵실험이 있었고, 3년 만인 2016년에는 4차(1월 6일)와 5차(9월 9일) 즉, 한 해에 두 번씩이나 핵실험을 감행했다. 1년 후인 2017.09.03.에는 6차 핵실험이 있었는데, 북한은 파괴력이 훨씬 강한 수소폭탄 실험을 한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이후, 북한은 무슨 변덕인지 2018.05.24. 국제기자단을 불러놓고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북쪽, 서쪽 및 남쪽 갱도와 지원시설을 폭파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그림 6의 4번 서쪽 갱도는 당시 핵실험 한번 없이 폭파되고 폐쇄됐는데, 올해 들어서 입구 근처에 공사 자재가 야적되고 벽체 공사가 진행 중인 것이 관측됐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다. 쓰지도 않고 폐쇄한 서쪽 갱도를 다시 복구하려는 움직임인 것으로 보이며, 이에 대해 우리 국내외 정보 당국의 엄중 관찰이 요구된다.

한편, Beyond Parallel의 2019.10.17. 분석 기사에 의하면 2번 북쪽 갱도 위의 개활지는 밭 경작지라고 한다. 방사능으로 오염됐을 핵실험 갱도 바로 위에서 밭농사를 짓는다니 강심장인지 무지인지 경악할 따름이다.

AccessDPRK의 2017.09.16. 또 다른 기사에 의하면, 풍계리 핵실험 갱도 내부에는 차단벽(문)이 바깥 입구를 포함해서 10개가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그림 7). 그림에서 좌측에 WEST PORTAL이라 적혀있는데, 지금의 2번 북쪽 갱도를 말하는 것이다. 4번 갱도를 만들기 전에는 지금의 2번을 서쪽 갱도라고 불렀다.

그림 7. 핵실험 갱도 내에 차단문(벽)이 10개 설치되어 있다. 2017년 6차 핵실험 당시 모습이며, 북한 TV 방송 화면을 캡처해서 분석한 것으로 보인다. /출처=AccessDPRK(2017.09.16.)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공개자료를 AccessDPRK가 2021.10.16. 편집, 인용한 자료에 의하면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별 굴착 방향과 갱내 폭발지점 위치 등이 그림 8에 자세히 표기되어 나온다.

그림 8.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네 곳의 굴착 방향과 핵실험 당시 폭파 지점 위치를 그림과 같이 분석하여 공개하였다. 대단한 분석력이다. /출처=AccessDPRK(2021.10.16.)

그림 9는 3번 남쪽 갱도 일대를 확대한 모습이다. 주요 외신은 이곳에서 7차 핵실험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림 9. 3번 남쪽 갱도는 2018년 국제 폭파 이벤트 이후 폐쇄됐는데, 올해 들어 새로운 입구를 뚫고 연결해서 복구됐다고 한다. 7차 핵실험은 이곳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는 것이 중론이다. /사진=구글어스

3번 남쪽 갱도는 2018년 5월 입구가 폭파되고 폐쇄됐는데, 옆쪽에서 올해 3월 경부터 갱도로 연결되는 새로운 입구 정비 공사가 진행되어 완료됐다고 한다. 7차 핵실험이 실시된다면 이곳 3번 남쪽 갱도에서 새로운 입구를 통해서 할 것으로 국내외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으며, 현재 세계적인 초미 관심이 집중된 곳이다.

끝으로,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시설 전체를 총괄하는 지원시설 지역을 확대해서 살펴보면 그림 10과 같다.

그림 10. 풍계리 핵실험장을 총괄하는 지원시설이다. 2018년 폭파 당시 건물 3동이 철거되었는데, 최근 다시 건물 3동이 바닥 및 기초공사 중인 것이 포착되었다. 핵실험장을 복구하려는 움직임인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구글어스

풍계리 핵실험장 지원시설에는 제재소 및 저장창고가 있고, 최근 온실을 개조한 건물과 새로운 건물들이 들어설 자리에 기초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2018년 5월 폭파 이후 핵실험장 복구를 위해 시설을 재정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한은 언제든 7차 핵실험을 할 준비가 이미 완료됐다고 하면서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데, 젊은 지도자의 결단 여부에 대해 지구촌이 우려의 눈길을 보내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리 대한민국도 매우 엄중한 상황임을 인식하고 정보 및 국방 당국에서 만반의 철저한 대비 태세를 갖추리라 믿고 기대해 본다.

한편, AccessDPRK에서는 2019.12.27. 분석 기사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너머 만탑산 우측 뒷면에는 화성 정치범수용소 즉, 16호 관리소가 있다고 한다. 수용소에 있는 죄수들을 동원해서 이미 방사능으로 오염됐을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에 들어가서 케이블을 회수하는 등 뒷정리 작업을 시킨다고 한다. 죄수들은 죽으면 화장하거나 간단히 묻어버리면 되는 인간 소모품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이곳 하늘 아래에 인권은 없다.

또한, 함북 길주군 출신 탈북민들 증언에 의하면, 풍계리는 이미 죽음의 땅으로 변했고 북한 당국은 이곳에 방사능 누출 따위는 없다고 주장하지만, 주민들이 기형아를 출산하고 원인 모를 귀신병(두통)을 앓고 고생하며, 우물도 다 말랐다는 등 괴소문이 흉흉하게 돈다고 한다(버팀목 2017.11.15.).

섣부른 진단을 내려본다면, 북한으로서는 7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득보다 실이 많을 만큼 젊은 지도자가 객기 어린 이판사판 정신 아니고는 실행이 쉽지 않아 보인다. 며칠 전 지도자의 어린 여동생이 “북한에 역병(코로나-19 변이종)이 번지게 된 게 남조선이 풍선에 병균을 실어 날려 보낸 탓”이라고 소가 웃을 억지를 부리며 응징하겠다고 협박을 했다. 국지적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 발언으로 보인다. 지난 2010년 11월 일어난 연평도 포격 사건 같이 북한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우리 대한민국의 허를 기습적으로 찔러서 또 어떤 피해와 충격을 줄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이라는 우환덩어리가 위쪽에 있는 한 우리 대한민국은 언제나 가슴 졸이며 살아야 할 운명인가 보다. 다만, 이번에는 글쓴이의 판단이 틀려서 북한이 핵실험도 국지 도발도 하지 않고 그냥 착하게 넘어가기를 새가슴으로 빌어본다. 그냥 젊은 오누이가 어느 날 갑자기 개과천선해서 착한 사람으로 변신하고 화해의 제스처로 나와서 ’남북이 서로 다정하게 손잡고 함께 도우며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동화 속 거짓말 같은 한 자락의 백일몽 이야기를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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