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피살 소식 전했다가 유언비어 유포죄로 보위부에 체포

동네 이웃도 '충격'…보위부 "적들이 이용하는 계층은 다양하다는 것 보여주는 실례" 선동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 전경. /사진=데일리NK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피살 소식을 전했다가 문제시된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의 한 주민이 지난달 말 보위부에 체포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8일 데일리NK에 “무산에 사는 한 여성 주민이 일본에서 일어난 아베 총리 사망사건을 주민들 속에 퍼뜨렸다가 유언비어를 돌린 죄로 적발돼 체포됐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여성 주민은 친한 동네 주민들에게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길가에서 연설하다가 한 남성의 총에 맞아 객사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후 주민들을 통해 여기저기 소문이 전파됐는데 이것이 무산군 보위부 반탐과의 한 부원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면서 보위부 반탐과가 소문의 근원을 찾아 나섰고, 결국 이 여성 주민이 걸려들었다.

보위부는 한동안 이 주민을 몰래 감시하며 지켜보다가 7월 말에 체포했다고 한다.

특히 보위부는 이 여성이 외국산 휴대전화를 사용했을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그의 집을 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보위부는 집 앞 염소 우리 내부 천장에서 기름종이에 쌓여있는 외국산 휴대전화 2대를 발견해 무산광산전문학교 교원인 그의 남편까지 체포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이 부부는 평소 가정보다도 나랏일에 더 충실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었는데 동네 주민들은 이들이 외국산 손전화(휴대전화)를 감추고 외부정보를 듣고 있을 줄은 몰랐다면서 크게 충격을 받았다”며 “동네 주민들은 이 부부가 전화가 잘 안 된다며 여기저기 뛰어다녔는데 그게 외국산 손전화였다는 등 평시 수상쩍은 행동들을 전부 보위부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에 보위부는 주민들을 모아 놓고 ‘적들이 이용하는 계층은 다양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례다’라며 ‘군중의 예리한 눈초리는 결코 피할 수 없다’고 선전사업을 진행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보위부는 이번에 붙잡힌 여성의 지인이면서 그를 체포하는 데 도움을 준 한 주민에게 포상으로 콩기름 2kg을 주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소식통은 “체포된 부부에게는 오누이가 있는데 아직 어린아이들이라 인민반에서 임시로 돌봐주다가 애육원에 맡겨질 계획”이라며 “후에 판결이 나서 부부가 관리소(정치범수용소)에 가게 되면 이 아이들도 같이 관리소에 들어가고 집은 무상몰수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