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북한 양강도 국경 지역에서 일가족이 탈북을 시도하다 군인의 총격에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12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보천군 국경 지역에서 도강(渡江)을 시도하려던 50대 부부와 이들의 20대 딸이 폭풍군단 군인의 총에 맞아 현장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북한은 지난 2020년 8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국경봉쇄 조치와 관련해 국경연선 1~2km 계선에 ‘완충지대’를 설정하고, 국경 차단물에 접근한 인원과 짐승에 대해서는 무조건 사격한다는 내용의 사회안전성 명의 포고문을 내린 바 있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국경에 사회안전성 포고문… “완충지대 들어오면 무조건 사격”)
국경봉쇄가 여전히 지속되는 가운데 양강도와 함경북도 등 북·중 국경 지역에서는 이처럼 밀수나 탈북을 시도하던 주민들이 군인들의 총격에 사망하고 있다는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북한이 이처럼 국경에서 실탄 발사 등으로 강경한 대응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주민들에게 공포감을 심어 밀수, 탈북 등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짙게 깔려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국경 지역에 접근하면 그가 누구이든 목숨을 잃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두기 위한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북한 내부 주민들 속에서는 당국의 강력한 통제 때문에 애꿎은 주민들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게 됐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코로나19 방역을 명목으로 장기간 국경을 철저히 봉쇄하면서 주민들이 심각한 경제난과 식량난에 봉착했고, 이에 먹고살기 위해 탈북을 시도하다 죽임을 당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에 군인들이 가족의 시신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20대 딸이 움찔하는 것을 보고 다시금 총격을 가해 사살했다는 소식도 뒤늦게 전해지면서 현지 주민들은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이번 사건에서 가장 심각한 것은 군인들이 임무상 국경연선에 접근하는 물체나 대상에 사격을 할 수도 있으나 사건 현장을 확인하는 과정에 생존했음을 확인하고도 그에게 총격을 가했다는 것”이라며 “천인공노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군이 코로나 사태 이후 국경 지역에서 근무하는 군인들을 괴물로 만들었다”며 “특히 군이 국경연선에 들어선 대상에 사격하면 애국자인 마냥 내세우고 있어 군인들이 사람 한 명 사살하는 것은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생각한다”고 꼬집었다.